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다음 주 워싱턴 정계에 돈줄을 끌고 입성한다.
MLB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는 내셔널리그의 최하위로 떨어진 워싱턴 내셔널스와 24일부터 사흘간 3차례 인터리그 경기를 펼친다.
홈경기 500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눈앞에 둔 레드삭스와 달리 내셔널스는 꼴찌 탈출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평일 홈경기에는 관중석의 절반을 채우기도 어려운 형편이지만, 이런 레드삭스와의 3연전에 특별히 눈독을 들이는 인사들이 있다.
레드삭스의 연고지인 매사추세츠와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뉴햄프셔, 버몬트, 메인 등 뉴잉글랜드 6개주를 지역구로 한 연방 상하원 의원들이다.
이들은 레드삭스-내셔널스의 경기의 로열석 입장권을 수십 장씩 확보, 기업인이나 유력인사들을 초청해 맥주를 마시고 함께 경기를 관람하는 행사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정치헌금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당의 의원전용 식당에서 지루한 오찬이나 만찬 행사를 기획하는 것보다 전국적으로 열광적인 팬을 거느린 레드삭스의 경기에 ‘큰 손’ 기부자들을 초대하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평가다.
특히 내셔널스가 2005년 몬트리올에서 연고지를 워싱턴으로 옮겨 온 이래 레드삭스를 홈구장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정치자금에 목마른 뉴잉글랜드 출신 의원들에게는 이번 3연전이 놓칠 수 없는 빅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존 라슨(민주. 코네티컷) 하원의원은 5,000달러를 기부하는 사람에게 레드삭스-내셔널스 경기 입장권 2장을 제공, 로열석에 앉아 선수들의 경기 전 배팅 연습을 함께 관람하는 기회를 제공키로 했다.
짐 랜저빈(민주. 로드아일랜드) 하원의원은 정치헌금을 낸 사람들을 초청, 홈플레이트 바로 뒤편에 있는 프레지던트 클럽에서 식사를 즐기면서 레드삭스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랜저빈 의원 측은 정상가격이 200달러인 입장권 50장을 확보, 1장당 1,500〜2,500달러의 가격으로 모두 팔아치우는 데 성공했다. 이번 행사로 6만5,000〜11만5,000달러의 정치헌금을 가볍게 확보한 것이다.
이밖에 민주당 소속인 마이클 카푸아노, 스티븐 린치, 리처드 닐 등 매사추세츠 출신 하원의원 3명과 조 코트니(코네티컷) 하원의원, 패트릭 케네디(로드아일랜드) 하원의원도 레드삭스-내셔널스 경기가 열리는 내셔널스 파크에서 모금행사를 개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 내셔널스는 메이저리그팀 가운데 매년 바닥권의 성적을 내면서 관중동원에 애를 먹고 있지만, 의회 의원들로부터는 메이저리그 소속팀 가운데 가장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
연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내셔널스는 2005년 연고지 이전 이후 지금까지 정치인들에게 판매한 입장권 수입이 25만9,000달러로 메이저리그 구단 가운데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함께 ‘전국구팀’으로 불리는 뉴욕 양키스로 10만7,000달러, 3위는 워싱턴에 인접해 있는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9만5,000달러지만, 내셔널스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친다.
이러한 현상은 내셔널스의 실력이 형편없지만 워싱턴을 무대로 활동하는 정치인들이 자기네 지역구 연고팀의 워싱턴 방문 경기를 기회로 활발한 모금행사를 벌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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