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실 (70·사진) 감독은 11일 뉴저지 팰리세이즈 팍 공립 도서관에서 열린 ‘침묵의 소리(Silence Broken, 1999)’ 상영회에 참석, 한인 종군위안부들의 현실과 일본의 만행뿐 아니라 승전 이후 역사를 방관한 미국의 의식과 책임을 지적했다.
김 감독은 “우리사회에서 압박받는 사람, 가난한 사람, 역사의 비극에 속한 사람, 그들이 왜 그렇게 됐는지 과연 누구인지 그것을 알리는 것이 내 영화들을 관통하는 주제”라며 “사할린의 사람들, LA 폭동의 피해 한인들, 한국 위안부 할머니들 등 우리 역사 속에서 등한시된 이들을 비롯 우리 한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나라사람이 아닌 우리가 세계에 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민자들의 나라로 하나의 민족적 정체성이 아닌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운명을 지닌 미국을 담은 ‘아메리칸 비커밍(America Becoming, 1991)’을 시작으로 그동안 ‘4.29’ ‘젖은 모래알’, ‘잊혀진 사람들’ 등 7편을 감독, 또는 제작했다.
다음 프로젝트로 북한의 사람들을 그려낸 작품을 구상중이다. 실제로 고향이 황해도 신천으로 3.8선을 넘어 월남한 김 감독은 “1945년으로 돌아가서 왜 우리가 아직도 분열됐는지 그 배경과 그중에서 미국과 연합군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를 찾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북한 사람들이 악의 이미지가 아닌 그들도 사람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얼마 전 남편 도날드 깁슨 박사가 세상을 떠난데다 건강이 좋지 않아 다음 프로젝트를 언제 착수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 김 감독은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서 사는지, 우리 두 사람의 평생의 이야기를 담은 공동 회고록 ‘어깨동무 친구(Shoulder Friends)’를 남편과 지난 4~5년동안 공동 집필해왔다”며 “임종시 남편에게 꼭 완성시키겠다고 약속한 만큼 올해 목표는 이 회고록을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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