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대통령 ‘박연차 돈으로 빚 갚아’사과
검찰조사 응하겠다… 500만달러와는 무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을 받았다고 노 전 대통령이 ‘고백’하고 나서 소위 ‘박연차 게이트’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사회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노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은 7일(한국시간)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에서 권 여사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연차 회장의 돈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2005 ~2006년 박 회장의 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것과 관련 “(박 회장 돈 받은)혐의는 정 전 비서관의 것이 아니고 저희들의 것이다. 저의 집(부인을 지칭)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돈을 받은 이유에 대해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며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의 조사에 응하여 진술할 것이며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썼다.

한국 검찰은 권 여사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두 차례 각각 3억원과 7억원씩 총 10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잡고 정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노 전 대통령 부부를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과문에서 노 전 대통령은 그러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박 회장으로 받은 500만달러에 대해서는 “퇴임 후 이 사실을 알았고,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실제로 사업에 투자가 이뤄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관함을 주장했다.

한국 검찰은 참여정부 총무비서관으로 재직 중 박 회장에게서 3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정 전 비서관을 체포했으며 알선수재 또는 뇌물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또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 내용과 달리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에게서 받은 3억여원은 정 전 비서관 본인의 몫이고,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돈과는 별개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종하 기자>

노무현 전대통령과 부인 권양숙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