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위티어에서 8쌍둥이가 탄생하여 화제다. 내가 사는 바로 이웃 동네다. 처음 이 뉴스를 들었을 때는 임산부가 장해 보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임산부의 스토리가 밝혀지는 것을 보니까 그게 아니다. 나디아 술러만이라는 33세의 이 여성은 이혼 독신녀이고, 혼외 인공수정 임신이며, 남편과 살 때도 다른 남자의 정자를 인공 수정하여 이미 6명의 아이를 낳은 상태다. 모두 14명의 자녀를 남편 아닌 남성의 정자로 출산한 셈이다.
가장 좋은 냄새는 빵 냄새고, 가장 좋은 맛은 소금이며,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집안에서 어린이들 떠드는 소리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여성이 자녀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은 하나의 그림이요 성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부모에게는 잘 낳아 잘 키워야 하는 의무가 따른다. 8명을 한꺼번에 낳는 것이 부모의 어떤 책임을 의미하는지 이 여성이 고려했을까.
미국 농무부 통계에 따르면 아이 1명의 양육비가 최소한 연간 1만133달러다. 14명이면 14만달러가 넘는다. 더구나 대학에 들어가면 학비(공립)가 한명에 1만 달러정도니까 8명이면 매년 8만 달러다. 자동차, 건강보험료, 식비 등을 합하면 연간 수입이 40만달러는 되어야 14명을 키울 수 있다는 암산이 나온다.
그런데 8쌍둥이를 낳은 화제의 여성은 석사학위를 밟고 있는데다 이혼 후 방3개짜리 부모 집에 얹혀 살고 있다. 더구나 그녀의 어머니는 지난해 파산신청을 낸 것으로 나타나 있다. 무엇보다 아이가 14명이면 엄마가 직장을 가질 수가 없다. 우선 지금 낳은 8명의 아기를 어떻게 3베드룸 하우스에서 키울 수 있단 말인가.
당장 출산 비용 만해도 그렇다. 아기 1명 출산비가 2만5,000달러 정도다. 게다가 지금처럼 아기들이 병원에 오래 머물고 있으면 한명당 10만 달러의 입원비를 각오해야 한다고 간호사들이 말하고 있다. 아이 낳는 데만 80만 달러가 들어가는 셈이다. 이번 출산에 동원된 의사와 간호사들만 자그마치 38명이다.
몇 년 전 미국에서 고셀린이라는 부부가 쌍둥이를 낳은 후 다시 6쌍둥이를 낳아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동네사람들이 교회에 모여 산모의 순산을 기도했을 정도로 축복 속에서 출산했다. 그후 이들 부부는 미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부모로 각광 받기도 했다. 8명을 키우는 이들의 이야기가 ‘다양한 축복’이라는 책으로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요즘 TV 연속극으로도 방영되고 있다.
8쌍둥이를 낳은 술러만 여인의 경우는 좀 다르다. 남편 아닌 다른 남성의 정자로 출산한 아이 6명을 둔데다 여기에 또 8명의 쌍둥이를 낳은 비윤리성과 무책임이 문제다. 이는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사회에 도움을 의지 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여 축복해 주기에는 어색하다. 더구나 인공수정 단계에서 의사와 임산부가 8쌍둥이는 피할 수 있었는데도 서로 눈감고 넘어갔다는데서 무책임의 극치다.
인공수정 임신이 성공한 이후 미국에서 독신녀가 임신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아버지 없는 미국’이 유행일로다. 간디가 내세운 인간사회 파멸조건 일곱가지 중 ‘인간성 없는 과학의 발달’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남편 없이 아이만 기르겠다는 여성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번 8쌍둥이 출산도 바로 그런 점에서 잘못된 미국 풍조를 드러낸 케이스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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