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만나러 간다.”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20일 워싱턴 DC는 역사적 현장을 지켜보려는 200만 이상의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찰 당국은 이날 의사당 주변과 내셔널 몰, 또 퍼레이드가 열린 펜실베니아 애비뉴 주변에 운집한 인파를 ‘200만 이상’으로 추정했다.
인파는 이른 새벽부터 DC를 메웠다.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에 사는 주민들이나 DC 외곽에서 전날 밤을 보낸 외지 관람객들은 이날 꼭두새벽부터 ‘입성(入城)전쟁’을 치르고 DC로 들어왔다.
취임식이 열리기 7시간 전인 새벽 5시 메트로 오렌지 라인 종점인 버지니아 비엔나역. 평소 같으면 음산할 정도로 인적이 드문 시간이지만 이날은 인근 지역은 물론 멀리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온 주민들까지 몰려 북적였다. 환승주차장은 주차를 기다리는 차량으로 지하철 운행이 시작된 4시 이전부터 긴 행렬을 이뤘다.
또 지하철역이 지하철표를 구하려는 시민들로 혼잡을 이루자 경찰은 아예 승차권을 구매하려는 시민들은 별도로 줄을 세운 뒤 승차권 구매상황을 봐가며 몇 명씩 제한적으로만 입장시켰다. 다만 정기승차권을 소지했거나 미리 승차권을 구입한 시민들은 곧바로 승강장으로 향하도록 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승강장은 설 대목을 만난 서울의 남대문시장을 방불케 했다. 털모자에 두터운 외투, 장갑, 목도리, 귀마개 등으로 ‘완전무장’한 시민들의 모습은 마치 스키장을 연상케 했다.
승객들은 비엔나 역에서 이미 좌석을 꽉 메웠고, 상당수 승객들이 미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채 선 채로 DC로 향했다. 비엔나 역을 떠난 지하철은 다음 역에서 금세 콩나물시루처럼 만원을 이뤘다.
당국이 버지니아와 DC를 연결하는 교량의 일반 차량 통행을 전면 차단함에 따라 DC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지하철이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다.
DC로 들어가는 루즈벨트 브리지, 키 브리지, 메모리얼 브리지, 14가 다리 등 주요 교량에는 임시 검문소가 설치됐으며, 버스, 택시 등 통행이 허가된 차량에 대해서도 경비견을 동원, 사제 폭탄이나 화학물질 소지 여부 등에 대한 철저한 검색이 진행됐다.
취임식이 시작되기 3시간 전부터 내셔널 몰 일대는 입추의 여지 없이 시민들로 가득 찼으며 인파가 더 늘어나자 당국은 진입로를 차단하기 시작했다.
이날 대중교통을 이용, DC로 들어간 사람은 평소보다 50% 이상 늘어난 31만8,000명에 이르렀으며 경호를 위한 검문검색으로 곳곳에서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한편 메트로 지하철은 이날 특별수송작전 계획에 따라 무리하게 열차를 투입한 결과 각종 고장 및 사고가 잇달아 운행이 지연되기도 했다.
퍼레이드가 열리는 펜실베니아 애비뉴 주변은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입장을 대기하는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일반인들이 취임식을 지켜볼 수 있는 내셔널 몰 일대는 동이 트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뜨거운 열기를 발산했다.
전국 곳곳에서 올라온 전세 버스들도 일찌감치 주차장을 가득 메웠으며 일부는 도로변에 불법으로 세워져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또 행사장 주변에서는 이날 30명 이상의 미아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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