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유래되었다는 게 정설로 되어있다. 양치기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양털뭉치를 지팡이로 치는 놀이에서 발전되었다고 한다.
그 유래는 어찌됐든, 이미 15세기 말께에는 기사들이 무예훈련을 게을리 하고 골프를 즐긴다는 이유로 왕실이 금지령을 내릴 정도로 골프는 널리 퍼져 있었다. 영국의 왕실과 귀족들이 즐기던 고급 스포츠였던 골프는 이후 19세기 말께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한국에 골프가 소개된 해는 18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일반인에게 보급되기 시작해 한국의 중요한 레저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이 골프가 한국에서는 유별난 대접을 받고 있다. 새로 정부가 들어선다. 그래서 쇄신의 분위기를 잡아가려면 곧 잘 내려지는 게 골프 금지령이다.
YS가 대통령이 돼 골프에 대해 부정적 발언을 했다. 그러자 그 발언은 공무원 골프금지령으로 둔갑했다. MB 정부 초기에도 공직자 기강 세우기 차원에서 골프 금지령이 내려졌었다.
왜 유독 골프가 이처럼 한국에서 수난을 받을까. 뭔가 골프는 한국인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골프인구는 500만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부자들만의 놀이라는 인식이 여전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부자’ 하면 떠올려지는 것으로 고급 자동차(64.1%)와 부동산 투기(52.0%)에 이어 골프(45.8%)가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골프는 여야 가릴 것 없이 한국의 국회의원들의 일상사가 된지 오래다. 그래서인지 툭하면 터져 나오는 게 골프 관련 추문이다.
국회의원이 수해지역에서 태연히 골프를 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는다. 국회의원들이 떼로 해외 골프 원정을 간다. 총리라는 사람이 3.1절에 부적절한 골프 사태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게 엊그제의 일이다. 그런데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태국 골프여행 파문으로 또 다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춥고, 어렵고, 힘든 시점이다. 거기다가 바로 얼마 전까지 국회는 파행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그 장본인 격인 사람들이 국회회기 중 가족을 동반해 해외로 단체 골프여행을 떠난 데 대해 기가 막힌다는 반응이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골프채를 잡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모두 제정신이 아니게 되는 것일까. 문제는 골프가 아니다. 한국 정치인 특유의 정치적 건망증이 문제의 본질이다.
그 건망증은 국민을 우습게 아는 데서 생기는 병이다. 그 병이 도지면 우선 얼굴이 두꺼워진다. 이어 판단력을 상실한다. 그러니 “내 돈 내고 외국에 나가 골프를 쳤기로서니 무슨 일이람”이란 망발도 서슴지 않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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