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을 위해 해는 뜬다.
지금껏
가볍게 걷는 걸음 인 줄 모르고
늘 무겁다고 생각하며 여기까지 온 우리,
어둠 속에서도
되새김질하는 소를 떠올리며
입김을 뿜으며 하나이기를 바라는
보초병의 눈초리를 보며
우리는 더 맑아져야 한다고 다짐하자
집이 없어지고
계산대 손놀림이 둔해졌다 해도
아무리 온 몸에 멍이 든다 해도
이제부터 젊어지는 거다
지금이 진리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거다
이 아침에 뜨는 저 해는
자주 어둠으로 범람하던 강물에
더 이상 빛을 보지 못할 것이라던 산들에
창백해지던 얼굴에
화색이 돌게 하지 않느냐
결코 더 이상 비겁해 질 수 없는 이 아침.
소 발자국 소리에 해가 떠오르고
우리가 밟는 페달로 해가 뜬다
더디어도 무거운 발걸음을 띠자
땀 없는 승리보다 차라리,
눈물 흐르는 떳떳함
피가 흘러도 쥔 주먹을 펴지 않는
도도한 아침을 맞이하자
좋은 일은 항상 뒤에 있고
아름다운 것은 드러난다고 믿자
새로운 시작을 위해 해는 뜬다.
■주경로 시인 약력
주경로 시인(58)은 육군 제3사관학교 7기 출신으로 1972년 임관해 중령으로 예편했다. 주미대사관 군수무관을 지낸 그는 신학의 길로 삶의 이정표를 돌려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서 봉직하다 현재 우드스탁 지역에서 닭 농장을 위탁운영하면서 인근의 해리슨버그 한인장로교회 담임 목사로 있다. 경희 사이버대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수업을 받았으며 2008년 미주한국일보 문예공모전에서 단편소설로 입상했다. 또 재외동포재단의 문학상 공모 우수상, ‘제2회 미주동포문학상’ 대상 수상 등 지난해는 상복이 터졌다. 작품으로 단편소설 ‘뻐꾹새 울지 않는 마을’ ‘아버지의 그늘’ 장편소설 ‘우리들의 교향곡’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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