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결정하더라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를 감안할 때 유가 하락세를 막기에는 불충분할 것이라는 예상에 사흘째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91센트(2%) 내린 배럴당 43.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7월11일의 배럴당 147.27달러의 최고치에서 70% 가량 하락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10센트 하락한 배럴당 44.5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17일 알제리 오란에서 열리는 OPEC 회의를 앞두고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이 OPEC가 하루 200만배럴 정도를 감산해야 한다고 밝힌 이후 이 정도 감산폭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는 인식 속에 하락세를 보였다.
세계 경제가 심각한 침체를 겪어 석유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감산 폭이 유가 하락을 억제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트래디션에너지의 애널리스트인 진 맥길리언은 모두가 200만배럴 감산을 예상하고 있는데 OPEC의 감산폭이 실제 그 정도로 결정된다면 모두가 하품을 하고 유가는 다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OPEC 사무국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석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평균 8천568만배럴로 예상해 지난달에 비해 100만배럴 하향 조정했다.
또한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연방기금 금리를 현재의 1%에서 0~0.25%로 낮춰 운용키로 해 사실상 제로 금리시대를 연 것도 경제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재인식시켜 석유 수요 감소에 따른 유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따라 유가는 FRB의 금리 발표가 나온 이후 더 떨어졌다.
미국의 금리 인하 속에 달러화는 가치가 더 떨어졌지만 유가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통상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원유 등 달러화로 주로 거래되는 상품 가격은 가치 하락분을 반영해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심각한 경제상황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가 워낙 클 것이란 예상 때문에 달러화 약세에도 유가는 하락하고 있다.
미 달러화는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2시45분 현재 유로당 1.3957달러에 거래돼 전날보다 가치가 1.9% 떨어지며 10월2일 이후 2개월여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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