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만델라역엔 모간 프리맨
백인 전유물 럭비경기에
백인의 응원복 차림으로
만델라 등장...
6만 백인관중 환호 ‘뭉클’
넬슨 만델라(90) 전 남아공 대통령의 삶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내년 겨울부터 촬영에 들어갈 영화의 제목은 ‘인간 요소’(The Human Factor)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하고 만델라 역은 모간 프리맨이 맡는다. 프리맨은 제작도 겸한다. 이 영화는 영국인 기자 존 칼린이 쓴 ‘적과의 경기: 넬슨 만델라와 국가를 만든 경기’(Playing the Enemy: Nelson Mandela and the Game That Made a Nation-Penguin, 274쪽, 25달러)를 원작으로 만들어진다.
칼린은 소설을 남아공 백인들이 즐기는 럭비경기에 의해 아이디어를 얻어 썼다.
남아공을 백인들이 지배할 때 격렬한 경기인 럭비는 그들의 구기요 종교와도 같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흑인들은 축구를 즐겨해 남아공의 럭비 국가대표팀 스프링복스가 다른 나라 팀과 경기를 할 때면 흑인들은 다른 나라를 응원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것이 27년간 옥살이를 한 만델라가 대통령에 당선된 지 1년 후인 1995년에 있었던 남아공과 뉴질랜드의 럭비 경기. 두 팀은 요하네스버그에서 벌어진 월드 럭비컵 결승전에서 맞붙었는데 이 때 만델라가 스프링복스의 초록색 모자와 저지를 입고 경기를 참관했었다.
칼린의 목격담에 따르면 이 날 경기장에는 대부분이 백인들로 이뤄진 6만2,000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그런데 이들이 만델라가 스프링복스의 모자와 저지를 입고 경기를 관람하는 것을 보고 일제히 넬슨! 넬슨!이라고 함성을 질렀다는 것.
남아공이 승리한 뒤 만델라는 경기장에 내려가 스프링복스의 주장인 프랑솨 피나르와 악수를 나누면서 프랑솨, 당신이 우리나라를 위해 한 업적에 대해 감사합니다라고 치하했다. 이에 대해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자란 피나르는 아닙니다, 대통령 각하. 당신이 우리나라를 위해 하신 업적에 대해 감사드립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책은 이런 인간적인 가슴 흐뭇한 얘기와 함께 도저히 불가능한 것 같았던 만델라의 국가 통합 전술의 이면을 살피고 있다고 한다. 책의 대부분은 경기보다 만델라가 감옥에서 적을 이해하고 또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부터 시작해 그가 6만2,000여명의 백인들로부터 존경의 구호를 외치는 것을 듣게 될 때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한편 피나르 역으로는 맷 데이몬이 선정됐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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