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만화 매니아들을 초대하고 있는 ‘닉스 망가’의 김우재(왼쪽)·유종욱 사장,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했다는 점만으로도 이미 절반의 성공을 쥔 듯해 보였다.
안정된 직장이 있었고 소위 유명 대학을 나온 두 젊은이,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었다. 이왕이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삶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하지만 인생의 전환점에서 새로움을 찾는다는 건 그만큼 위험부담도 크다. 유종욱(26)씨와 김우재(29)씨는 ‘젊음’이란 무기로 이에 도전했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지난 9월 초 웨스트 LA(2953 S. Sepulveda Blvd.)에 ‘한국식 만화방’인 닉스 망가(Nix Manga)를 오픈했다. 영어로 번역된 일본 망가와 한국 만화를 주류사회 젊은이에게 확실히 알리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웨스트 LA ‘닉스망가’ 연 유종욱·김우재씨
주류사회 ‘새로운 문화공간’ 꿈꾸며 도전
뛰는 2030
한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라면을 먹으며 만화를 읽곤 했던 추억의 만화방, 닉스 망가의 전반적인 운영을 맡고 있는 유종욱씨는 “미국에서 자란 이들에겐 만화방이란 인식이 없다”며 “이들은 주로 사서 보거나 책방에 앉아서 몰래 읽는다. 이런 젊은이들이 와서 편하게 만화를 읽고 즐길 수 있는 만화방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들도 만화 매니아인 유종욱씨와 김우재씨. 한 서점에서 만화책 부스가 느는 것을 본 두 사람은 “이거다!” 싶었고 바로 만화방을 열기 위한 실무 작업에 들어간다. 문제는 장소. 처음에는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한인타운을 생각했다.
“근데 한인타운보다는 주류사회에 만화방을 알리고 싶더라고요. 10번 프리웨이와 405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지역은 SMC, UCLA, 중고등학교 등 청소년부터 젊은층까지 한데 어우러져 있는 곳입니다. 이 곳에서 닉스망가를 성공시켜 보고 싶었죠.”
유종욱씨는 수줍어하면서도 운영계획은 똑 부러지게 말했다. 텍스 컨설팅 회사를 다니며 사업자금을 마련한 유종욱씨는 현재 만화방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김우재씨는 저녁시간에만 만화방 운영을 맡고 있다. 그는 UCLA 베테런 병원에서 레지던트 2년차로 의술을 배우고 있는 의사이기도 하다.
“레지던트 2년차로 만화방까지 운영하는 게 솔직히 힘들긴 해요.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서로 맡은 일을 잘 책임지고 있고 만화방 운영도 큰 어려움 없어서 기분 좋죠.”
젊은 패기로 시작한 사업이기에 주변에서 격려도 많다. 특히 부모님의 적극적인 격려는 두 사람에게 힘이다. 자본금 2만달러로 시작한 만큼 만화방이 크고 거창하진 않다. 하지만 두 사람의 패기만큼은 보는 이들에게 자극이 된다.
주류 젊은이뿐만 아니라 한인 유학생들도 초대하고 있다. 유학생들이 처음 영어를 배울 때 책을 읽는 것은 무리가 있는 법. 슬램덩크, 드래곤 볼, 나루토, 블리치, 궁 등 이미 읽어본 만화를 영어로 읽으면 재미도 있고 영어공부 효과도 높일 수 있다는 유씨의 조언도 예리하다.
“단순히 만화방만을 운영하고 싶진 않아요. 무엇인가 새롭게 해본다는 것, 조금이라도 시간이 허락할 때 도전하고 싶습니다. 아시안 만화를 전문으로 하는 주류사회 소문난 ‘만화방’으로 키워볼 생각입니다. 지켜봐 주세요.” 문의 (323)677-8050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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