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니 주요 서류와 귀중품 등을 한데 담은 비상용 가방을 따로 만들어 놓아야겠다.” 산불 상습 발생지역이라고 할까. 그런 지역에 사는 사람의 경험에서의 이야기다.
세스난 화재 때 두 번이나 집에서 쫓겨났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주말 산불로 또 다시 집에서 쫓겨났다. 그 경험에서 이 같은 결심 아닌, 결심을 했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밤 12시가 넘은 시점이었다고 했다. 사이렌 소리와 함께 경찰이 들이닥쳤다. 강제퇴거령이 발동된 것이다. 한 밤중에 황급히 빠져 나오느라고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챙기지도 못했다.
다음날 낮 이제는 괜찮겠지 싶어 집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짐을 풀고 있는데 또 다시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또 강제퇴거령이 떨어진 것이다.
그리고 한 달이나 됐나. 이번에는 새벽 6시께였다고 했다. 두 번이나 경험했는데도 또 허겁지겁 이었다는 것이다. 막상 집을 떠나려니 무엇부터 챙겨야 할지 마음만 급해 그만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미쳤다. 모든 게 정상이 아니다.” 한 칼럼니스트의 지적이다. 11월 하순이다. 그런데 기온은 90도다. 바람은 미친 듯이 불고, 또 다시 대형 산불이다. 자연의 저주가 다시 시작됐다.
그 저주를 이렇게 풀이했다. 자연은 거부의 몸짓을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한사코 다가간다. 개발이란 이름으로 무차별로 다가오는 인간에게 자연은 저주를 퍼부었다는 것이다.
하기야 대형 산불은 캘리포니아에서의 현상만이 아니다. 유럽의 삼림이, 아마존의 처녀림이 해마다 수백만에이커씩 산불로 소멸된다. 어쩌면 캘리포니아의 산불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해에 비하면 작은 흔적일 수도 있다.
이번 산불은 이런 면에서 한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깨달으라는 것이다. 강풍 앞에서는 최첨단을 자랑하는 소화 장비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저 바람이 멎기를 기다릴 뿐이다.
‘마지막 10분이 주어진다면 무엇부터 선택을 할 것인가’- 졸지에 화재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경험한 상황이다. 허둥대다가 중요한 것은 하나도 제대로 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질문은 이렇게 변형돼 던져질 수 있을 것 같다. TV 앞에서 편안히 불구경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인생이 10분 안에 끝날 수도 있다.
그런 절박한 상황에 당신은 무엇을 먼저 선택할 것인가.”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을 미리 미리 챙겨라’- 이번 화재의 또 다른 주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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