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내가 한국인이라 한글을 배우러 왔습니다. 영부인께서 저희 학교에 오신 걸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지난 주 토요일 오전 메릴랜드의 얼리 B 우드 중학교. 이 학교를 주말마다 빌려 쓰는 워싱턴통합한국학교를 찾은 영부인에게 한 미국인 학생은 이렇게 환영 인사를 전했다. G20 회의에 참가한 이명박 대통령을 대신해 ‘내조외교’를 펼친 김윤옥 여사는 이날 이 학교를 찾아 학생과 교사, 재단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영부인이 워싱턴의 한국학교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히 38년 역사의 워싱턴통합한국학교는 미국과 워싱턴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한국학교인 만큼 더욱 의미 있는 방문이었다.
그만큼 뜻 깊은 이날 행사에서 김 여사는 40여 분간 교실을 돌며 직접 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또 문흥택 한미교육재단 이사장, 김대영 워싱턴 한국학교협의회장, 이내원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를 갖고 이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통합한국학교를 운영하는 문 이사장에는 금일봉을 전달하며 격려하기까지 했다.
영부인을 맞은 통합한국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의 표정은 환했다. 성인반의 한인 2세 및 미국인 학생들도 영부인의 관심에 고무된 표정이었다. 추성희 교장은 “학교는 한마디로 축제 분위기였다”며 “영부인의 격려는 학부모들은 물론 학생들에 큰 힘과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영부인의 뜻 깊은 나들이를 지켜보며 한 가지 떠나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다. 미국에서 최고의 역사를 지닌 한국학교가 아직 자체 교사(校舍)가 없다는 사실이다. 세계의 1번지라는 워싱턴의 통합한국학교가 더부살이하는 것은 한인은 물론 한국 정부도 부끄럽게 생각할 일이다.
영부인의 격려처럼 ‘미래의 지도자를 키우는 학교’를 우리 손으로 지어 아이들을 떳떳하게 미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시키는 꿈은 요원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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