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용사 존 매케인이 미 경제 불황의 발목에 잡혀서 대선에 실패했다. 공화당원으로서 이 런 대선 결과에 실망은 했지만 한편으로 오바마 상원의원이 유색인종으로서 미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은 개인적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그 치열했던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란 거물 백인 여성 정치인을 물리쳤을 뿐 아니라 전쟁 영웅이자 위대한 군인 가문의 자손인 고참 연방 상원의원 매케인을 큰 표 차이로 이긴 오마바 대통령 당선자는 같은 소수 민족으로서 자긍심과 긍지를 불어 넣어 주었다. 더 나아가서는 우리 한인들도 언젠가는 미국에서 대통령 자리까지도 바라 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 주었다.
이번 선거에서 눈에 뜨인 또 하나의 희망적인 사례는 강석희 어바인 시의원의 시장 당선이었다. 아직도 백인이 다수로 있는 보수적인 도시에서 한인 1세가 시장으로 당선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란 만한 성과였다.
강 시장 당선자는 여러 해 동안 한인 사회와 주류 민주당 협회 등에서 봉사 활동을 통해 인맥을 다져왔으며 4년 동안 착실한 시정 경력을 쌓은 끝에 백인 공화당 여성 시의원을 물리치고 당당하게 아시안 으로서는 처음으로 어바인 시장에 당선되었다.
이 두 선거를 보면서 느낀 공통점은 두 후보 모두 실력과 봉사를 기반으로 각자의 지역사회에서 밑바닥부터 차곡차곡 올라왔다는 것이다. 한 사람은 시카고 흑인 빈민지역에서 젊은 사회 운동가로 시작하여 변호사와 법대 교수로 변신했고 그 후 주 및 연방 상원의원을 거쳐 지유세계의 최고 수장이랄 수 있는 미 합중국의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또 다른 사람은 한인 1세로서 미 주류 전자 판매회사에서 세일즈맨으로 시작, 매니저로 진급하면서 하나씩 성장의 단계를 밟아 나갔다. 영어 실력을 쌓아 미 주류사회의 문화를 배웠고 지역 한인 및 주류 사회에서 다년간 사회봉사 및 정치 활동을 통하여 자신의 인지도를 넓혀 나갔다.
이를 토대로 그는 정치 초년병들이 밟는 코스로 무보수 직책인 시의원에 출마하여 당선되었고 4년 후에는 어바인 시정을 이끌어 가는 최고책임자인 시장에까지도 당선되었다.
중요한 사실은 이 두 사람 다 주류사회의 다수인 백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는 사실이다. 물론 강 시장 당선자의 경우에는 물심양면으로 한인 사회로 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지만 이것 역시 한인 사회에서 봉사를 먼저 확실하게 하였기 때문에 얻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번 선거를 보면서 한인 이민자들도 경제 및 전문 분야에서 성공한 것처럼 소신을 갖고 근면하고 성실하게 장시간 동안 준비하면 정치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미국 선거는 절대로 하루아침에 운이 좋아서 복권에 당첨되듯 선거에 출마만 하면 당선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선거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완벽한 영어 실력을 갖추고 미국 문화를 완전히 이해하며 지역 사회에서 꾸준한 봉사 및 정치 활동을 통해 주류사회 주민들과 지도자들의 인정과 신임을 받은 후 한인 사회의 지원과 지지를 요청하는 것이 순서인 것 같다.
시 교육위원이나 시 위원직 등 기초 공직에 먼저 출마하여 경력과 경험을 쌓은 후에 더 높은 주 하원 및 상원직 등에 도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런 순서와 준비를 안 밟고 무조건 같은 한인이라는 것 때문에 선거에 동참 및 지원을 호소하는 행위는 한인 사회에 대한 ‘민폐’이며 더 준비되고 확실한 다른 한인 정치 후보의 앞길을 방해하는 일이 될 뿐이다.
오마바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95%의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받았듯이 주류 사회로부터 지지를 받는 한인후보라면 한인들은 자발적으로 한마음이 되어 100% 적극 후원에 나설 것이다.
이런 후보가 하루속히 나와 한인 출신 대통령이 탄생하는 그날을 보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길옥빈
변호사
전 백악관 아태자문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