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MS만 매출 1천700억弗 감소..배런스 GM, FRB 재할인 창구에 SOS
(뉴욕 블룸버그=연합뉴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미국의 IT 대기업들이 아직은 상대적으로 금융 위기의 파급 효과가 덜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심각한 매출 감소의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 저널 자매지 배런스는 미국 최대 자동차 메이커 제너럴 모터스(GM)가 유동성 유지를 위해 50억달러가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따라서 GM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재할인 창구를 통한 자금 지원을 모색하게 될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FRB는 앞서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진 은행들에 대해 이례적으로 재할인 창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MS와 인텔 주식을 포함해 모두 1천억달러가 넘는 자산을 운용해온 미니애폴리스 소재 투자회사 퍼스트 아메리칸 펀드의 제인 스노렉 애널리스트는 1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IT 산업이 내년에 수요가 자칫 5% 가량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지난 2001년의 ‘닷컴 거품’ 붕괴 이후 첫 감소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IT 시장은 3조4천100억달러 규모다.
스노렉은 인텔과 MS가 아직은 금융 위기의 충격이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두 회사의 매출만도 최고 1천700억달러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융위기 후유증으로 기업들이 내년에 IT 투자를 동결하거나 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UBS에 따르면 IT 수요는 지난 2001년 7% 감소했다.
스노렉은 내년 IT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는 이유로 관련 재고가 지난 2000-2001년보다 적기 때문이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IT 전문 분석기관 가트너도 13일 내년도 IT 수요가 2.3%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앞서 관측됐던 5.8% 감소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개선된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 지수가 지난달에만 25% 하락했다면서 인텔 주식이 올들어 43%, MS의 경우 하락폭이 40%에 각각 달한 점을 상기시켰다.
이들은 인텔이 14일 3.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IT 업계의 실적 공개가 2주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금융 위기의 충격이 IT 쪽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이 뒷받침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런스 최신호는 익명의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GM이 FRB에 재할인 창구를 통한 차입을 요청하게 될지 모른다고 전했다. 배런스는 GM이 지난달 채무 35억-50억달러의 차환을 위해 FRB에 직접 호소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15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 유지를 위해 50억달러 차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GM과 FRB측 모두 배런스 보도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한편 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13일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 회동에서 논평을 요청받자 미국 경제가 매우 심각한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와 개인 채무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이것이 미국 경제에 심각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회사 마크 파버의 오너로 지난 1987년의 증시 붕괴를 예견했던 투자자 마크 파버는 13일 블룸버그 TV 회견에서 세계 경제 침체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신용 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증시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버는 다음번 충격은 실물 경제가 더 악화되는 것이라면서 미 정부의 대대적인 금융 구제로 인해 미 국채가 주저앉는 것도 또다른 심각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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