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전자제품을 수입하는 한인 K씨는 이번 주 내에 내년 상반기 판매할 재고를 모두 확보할 계획이다. 당장 자금이 없어 빚까지 내서 낸 주문이지만 K씨는 오래간만에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겠다는 태세다. 그는 “원화가치 폭락으로 며칠 사이 달러의 구매력이 30%가량 늘어났다”며 “경기가 좋진 않지만 달러가치가 높을 때 재고를 확보하는 편이 불경기 돌파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에서 DVD를 판매하는 한인 P씨도 원화 폭락의 반사이익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국에서 DVD를 공급받는다는 P씨는 “불경기로 매출이 줄어 비용을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 중이었다”며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저절로 구입비용이 줄어들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경제이론 ‘제로섬 게임’의 법칙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원화가치 폭락으로 한국경제가 제2의 ‘IMF’를 겪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수출업자들이 자금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LA지역 수입업자들은 가만히 앉아서 이익을 보고 있다.
지난 열흘간 환율은 무려 30% 가까이 폭등해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9일(한국시간)에는 장중 한때 1달러당 1,445원까지 치솟으며 10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18.5원)에 비해 63%나 오른 수치다.
한인은행들도 몰려드는 LA발 한국행 송금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LA지역 수입업체들의 결제가 며칠 사이 큰 폭으
로 늘었다”고 밝히고 “대금결제를 차일피일 미루던 기업들이 환율이 폭등하자 갑자기 몰려들어 ‘결제를 빨리 처리해 달라’며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달러 송금의 주된 고객은 수입업자들이지만 많은 현금을 보유한 일부 한인들의 환차익을 노린 송금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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