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리먼 브러더스가 지난달 파산 직전에 4천억 달러를 이스라엘로 송금했다는 음모론이 온라인에 떠돌고 있다고 일간 하레츠가 12일 전했다.
반유대주의 인터넷 사이트들을 중심으로 퍼져가는 이 음모론은 리먼 브러더스의 유대인 고위 간부들이 이스라엘로 도피하려고 고객들의 돈을 이스라엘의 3개 은행으로 분산 이체해 빼돌렸다는 내용이다.
이 음모론이 네티즌들을 현혹하고 있는 이유는 리먼 브러더스가 1850년 독일에서 미국에 이민을 온 유대인들이 설립한 투자회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음모론은 마치 워싱턴발 기사인 것처럼 작성돼 있는데다 본문에 4천억 달러가 입금됐다는 이스라엘 은행들의 실명과 이스라엘의 범죄인 송환법, 이스라엘 은행들의 비밀엄수 조항 등이 그럴싸하게 녹아들어 있어 일반인이 사실로 받아들일 우려가 크다고 하레츠는 지적했다.
음모론은 또 리먼 브러더스의 증권업 부문 손실액이 4천억 달러라는 블룸버그 통신의 진짜 기사를 인용, 마치 이 돈이 이스라엘로 빠져나갔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음모론이 처음 등장한 것은 언론인 출신인 제프 렌즈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이다. 지난주 이곳에 게재된 음모론은 반유대주의 사이트들로 급속하게 옮겨졌고, 곧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허핑턴포스트’와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의 독자란에도 올려졌다.
하레츠는 리먼 브러더스 음모론이 9·11 테러 때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관련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테러 당일 세계무역센터에 근무하는 유대인들에게 출근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는 괴소문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유대인 단체인 반 비방연대(ADL)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주요 웹사이트에서 반유대주의적인 댓글이 급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fre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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