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금융위기 구제책 일환 가능성 시사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맞아 난항을 겪고 있는 미국 정부가 이번에는 위기에 처한 주요 은행을 부분적으로 국유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이어 8일에는 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전격적으로 동반 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우지수가 2%나 하락하고 유럽 증시는 5년만에 최저수준으로 주저앉는 등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가 가라앉지 않자 다급해진 미 정부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게 된 것이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8일 기자 브리핑에서 세계 금융시장의 경색 국면이 심화하고 있다며 7,000억달러에 이르는 미 정부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즉시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슨 장관은 “시장의 혼란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구제금융법이 이행된다고 해도 빠른 시일 내에 위기를 해소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구제금융 대책에 영국 정부가 발표한 ‘주요 은행 부분 국유화’와 같은 방안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앞으로의 일에 대해 미리 언급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가 부여받은 모든 권한을 동원해 최대의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답해 은행 국유화 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폴슨 장관은 “구제금융안을 적절하게 수행하는 것 만큼이나 빨리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수주 후에는 첫번째 부실 자산 매각작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구제금융법은 7,000억 달러의 공적자금을 바탕으로 금융회사들의 부실채권을 인수하고,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융기관에 현금을 투입하는 대신 지분을 인수해 사실상 국유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주요 은행의 부분 국유화 정책 실행에 나설 경우, 영국 정부가 8일 발표한 주요 은행 국유화 정책과 비슷한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이날 500억 파운드(미화 875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애비, 바클레이즈, HBOS, HSBC, 로이즈 TSB, 네이션와이드 빌딩 소사이어티,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 스탠더드 차터드 등 주요 8개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신 이들 은행의 우선주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부분 국유화’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부시 행정부가 양대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이어 주요 은행들에 대한 국유화 작업에 나설 경우,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 할 것을 주장해 온 공화당 정부의 경제 운용 철학은 한층 퇴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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