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급락, 뉴욕도 하락 지속
(뉴욕=연합뉴스) 김경석 김현준 김지훈 특파원 = 유동성 공급부터 금리 인하까지 가능한 카드는 거의 다 내놓았는데 효과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8일(현지시간) 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전격적으로 동반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마비된 자금시장도 풀리지 않았다.
치솟은 금리는 극심한 신용경색을 그대로 반영했고 안전한 국채와 금값만 뛰었다. 그나마 유가 하락이 유일한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그 원인은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이었다.
시장에서는 벌써 금리 인하가 금융위기의 근본 처방이 될 수 없다면서 위기 해소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끝없는 주가 폭락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89.01포인트(2.0%) 내린 9,258.10으로 마감됐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4.55 포인트(0.83%) 하락한 1,740.33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1.29 포인트(1.13%) 떨어진 984.94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지난 6 거래일 동안 다우 지수는 14.7%, S&P 500 지수는 15.6%, 나스닥은 16.8%가 각각 하락했다.
이날 주가는 말 그대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불안한 혼조 장세였다. 각국의 금리인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등락을 거듭하면서 불안한 투자심리를 그대로 반영했다.
유럽 증시의 주가도 5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 지수,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 40 주가지수,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 DAX지수 등 유럽의 주요 지수들은 8%대의 하락과 1%대의 상승 사이에서 급등락을 거듭하는 ‘롤러코스트 장세’ 끝에 5∼6%대 하락으로 마감했다.
FTSE 100 지수는 5.18% 하락한 4,366.69, CAC 40 지수는 6.39% 하락한 3,493.70을 기록했고 심리적 지지선인 5,000이 붕괴됐던 DAX 지수는 5.88% 하락한 5,013.62로 장을 마쳤다.
알파 서치 어드바이저리의 로버트 올먼 회장은 마켓워치에 상승과 하락 사이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있었지만,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시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명백한 확신의 결여라고 말했다.
◇ 금리 치솟고 금값만 급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리보(런던은행간 금리)가 사흘째 치솟았고 금값도 급등했다.
하루짜리 달러 자금을 빌릴 때 적용하는 리보는 전날보다 1.44%포인트(144bp)나 치솟은 5.38%를 기록했고, 1주일짜리 달러 금리는 0.35%포인트 상승한 4.52%에 달해 작년 12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3개월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21%포인트 상승한 0.55%를 기록, 국채 가격의 상승을 반영했다.
하루짜리 기업어음(CP) 금리는 전날보다 0.56%포인트 오른 3.5%로 치솟았다.
회사채 시장은 이번 주에 2개사가 7억5천만달러를 발행하는데 그쳐 올해 들어 주간 평균치인 168억달러와 비교하면 거의 폐점상태나 다름없이 되고 있다.
미 달러화 가치는 이날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조치 속에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오후 2시46분에 유로당 1.3698달러에 거래돼 전날의 1.3588달러에 비해 가치가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보다 24.5달러(2.8%) 오른 온스당 906.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장중에는 924.9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11달러(1.2%) 떨어진 배럴당 88.95달러로 마감, 다시 9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유가는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이 개선되지 않고 원유 수요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개장 초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각국 정부의 금리 인하 조치 이후 유가와 금속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한 것은 세계 경제가 튼튼해지기 전까지는 원자재 가격이 최고가 행진을 하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임을 보여준다면서 어려운 세계 경제에 원자재 가격 하락이 위안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k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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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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