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명소 레스토랑 필리피 100주년 맞아
‘샌드위치 10센트’ 초창기 때 가격으로 서브
수십년 단골 올드팬들 운집, 옛 추억에 젖어
메어리 조 해프너가 원조식당 필리피에 도착했을 때 식당 개업100주년을 축하하려는 고객의 행렬은 식당건물을 한 바퀴 휘감고 로드 스트리트까지 펼쳐져 있었다. 2008년 10월 6일 개업 100주년 날을 맞아 하오 4시부터 8시까지 필리피 식당은 100년 전의 가격, 그러니까 프렌치 딥 샌드위치를 10센트에 서브하기로 한 것이다.
그 녀가 도착했을 때 해는 벌써 상당히 기울어 있었고 런치 꾸러미를 들고 가는 사람, 또 물병에, 햇볕을 가릴 우산 등으로 중무장하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헤프너는 그런 준비를 하지 않았다.
올해 59세인 그녀는 현재 호손에 살고 있다.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프리웨이를 달려온 것이다. “필리피에 오면 사람들과 곧 가족같이 된다.” 해프너는 이내 주변 사람과 친구가 되어 어울렸다.
수 천 명이 몰렸다. 샌드위치가 10센트, 커피가 5센트에 서브된다는 광고도 광고지만 이제는 LA 다운타운의 한 명소가 된 이 오랜 식당의 팬들이 100년 생일과 함께 하고 싶어서다.
LA는 물론이고 멀리서도 왔다. 결혼식 때 이 식당에서 음식을 케이터링했었다는 한 커플은 리버사이드에서 달려왔다. 생후 3개월 된 베이비를 포함한 3대의 한 가족은 코비나에서 왔다. 다저스 팬이어서 다저 스테이디엄을 열차 편으로 종종 찾는다는 두 친구는 샌루이스오비스포에서 기차를 타고 왔다.
LA는 다양한 식당으로 유명한 도시다. 다양한 만큼 맛도 까다롭다. 맛의 유행은 항상 변한다. 때문에 한 식당이 문을 열었다가 닫는 페이스는 현기증이 날 정도다. 이런 LA에서 한 식당이 100년 동안 계속 존속해 왔다는 것은 보통 희귀한 일이 아니다.
사우스 페서디나에 사는 리처드 곤잘레스(29)가 이 식당을 처음 방문하게 된 건 5년 전이다. 레드라인을 이용해 다운타운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내려 우연히 들렸던 것. 이후 곤잘레스는 이 식당의 팬이 됐다. 50년대 식 유니폼을 입은 웨이트레스, 옛날 스타일의 공중전화 박스에 이르기까지 옛 것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 식당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 것이다. 이 곤잘레스도 필리피의 100세 생일날에 이 식당을 찾은 것이다.
곤잘레스 같이 이 식당을 안지 10년 안짝인 사람들은 그렇지만 이날 몰려든 사람들 중에는 마이너리티에 속한다. 어릴 때 이 식당 뒷방에 장식된 모형 기차를 가지고 놀고, (지금은 금지 됐지만) 식당 벽에 걸린 나무 판에 이름을 새기던 추억들을 가진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런 수 십 년 된 올드팬들도 몰려든 것이다.
그 중 일부는 1951년 산타아나 프리웨이가 건설되면서 이 식당이 지금의 장소로 옮기기 전, 그러니까 앨리소 스트리트에 있던 시절에도 필리피를 찾았던 사람들이다. 지미 브라이어(87)가 바로 그런 올드팬이다. 그의 아버지는 이 식당의 창업자 필리피 매튜가 운영하던 시절의 필리피를 알았었다고 했다. 그가 이 식당을 판 때는 1927년이다. 브라이어는 부모님들이 자기를 이 식당에 보내 백에 가득 샌드위치를 사오게 할 때 샌드위치 가격은 35센트였던 것으로 기억했다. 현재 알함브라에 살고있는 브라이어는 아들 봅(49)과 함께 한 달에 한번 이 식당을 찾고 있다.
조지 무냐나(63)의는 필리피와의 인연은 5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 어릴 때 샌버나디노에 살았을 적에 무냐나 가족은 정기적으로 다저 스테이디엄을 방문하곤 했다. 그리고 야구 구경을 할 때면 반드시 찾았던 식당이 필리피였다고 한다.
무냐나가 현재 살고 있는 곳은 샌 후앙 카피스트라노다. 그는 아직도 정기적으로 그곳에서 차를 몰고 와 이 식당을 찾는다. 반세기가 지났어도 변하지 않는 그 맛, 그리고 옛 추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그 장소를 결코 잊을 수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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