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흠뻑 젖어도 스타일이 살아날 것 같은 버버리 프로섬 트렌치코트와 원피스.
이끼가 낀 늪을 연상시키는 원피스에 남자친구의 재킷을 빌려 입은 듯한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팝 음악을 듣고 시골 풍경을 즐기며 수다 떨고 싶게 만드는 컬렉션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의 수석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말하는 2009년 봄·여름 밀라노 컬렉션의 테마는 ‘정원의 소녀들’(Garden Girls)이다. 요크셔에 있는 고향집 정원과 탬즈 앤 허드슨(Thames & Hudson) 출판사에서 간행한 ‘가든 피플’(Garden People)이란 괴짜 영국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짙어지게 염색된 원피스와 스팽글 장식이 풍성하게 달린 스키니 가디건, 발목 위로 올라오는 양말 모두 자유스러움이 묻어난다.황토색 트렌치코트에 눈을 가릴 정도로 푹 눌러쓴 브로카텔 모자와 샤퍼백의 매치.·절제된 시크함에 목가적인 평온함을 가미한 그레이 룩에 큼지막한 뱅글과 목걸이가 역동성을 불어 넣어준다.
폭우 속에도 영국의 야외 음악축제 ‘베스티벌’을 보기 위해 몰려든 소녀들을 연상시킨 버버리 프로섬의 런웨이 모델들은 흠뻑 젖은 플레어스커트와 비바람을 막아주는 어깨망토, 눈을 가릴 정도로 푹 눌러쓴 패치워크 모자로 무장하고 있었다.
컬러 팔레트는 황토와 갈대, 이끼가 낀 풀밭을 연상시키는 자연 색상이 주를 이뤘고, 패브릭이며 가죽, 스키니 가디건, 남자친구의 옷을 빌려 입은 듯한 바지 정장 모두 오묘하게 염색이 되고 온통 구겨진 듯 버스럭거리는 느낌이었다. 특히 피날레를 장식한 밝은 금빛 브로카텔 모자와 청동 금란 소재 원피스와 트렌치코트는 내년 여름은 찬란한 태양 아래 정원을 거닐고 싶다는 욕망을 담고 있었다.
버버리의 뿌리 깊은 전통에 유머와 역동성, 에너지를 불어넣은 크리스토퍼 베일리와 그의 정원에 앉아 영국의 팝 음악을 듣고 시골 풍경을 즐기며 수다를 떨고 싶게 만드는 컬렉션이다. 클래식한 기품을 시크함으로 완전히 뒤엎기 보다는 전통 존중이란 공식으로 절제된 시크함으로 버버리를 차근차근 바꾸어나가는 버버리 프로섬의 수석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베일리, 그는 진심으로 버버리만의 오랜 전통을 사랑하는 남자이다.
<글 하은선 기자·사진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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