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미국과 영국, 스페인 등 부동산 경기 침체를 맞고 있는 나라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7월 기준으로 작년에 비해 상업용과 주거용 부동산 가격은 한 자리 수의 상승을 기록했지만 전문가들은 올 초에 비해서는 가격이 내려가고 있으며 거래도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번 침체는 중국 수출 물량이 줄고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것과 때맞춰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의 경제 성장이 연 10% 선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이는 다른 나라 기준으로 볼 때는 부러운 수준이다.
주가 폭락과 때맞춰 부동산 마저 흔들려
다운페이 높아 미국식 부실대출 우려 적어
브로커들은 거래가 남동부 지역에서 크게 줄기 시작해 전국으로 퍼졌다고 말한다. 구매자가 없자 주거용과 상업용을 막론하고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남동부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이 10~40%나 떨어졌다.
다른 지역에서는 거래량은 줄었지만 가격은 이제 막 내려가기 시작했다.
북동쪽 하얼빈 일대에서는 주택 판매는 2/3나 줄었지만 가격은 작년에 비해 4% 내려갔다. 중국 중동부 지역인 시아멘의 부동산 브로커인 황샤는 “사람들이 물건을 사기 전 심사숙고 하며 결정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중국 내륙 지역은 가장 영향을 덜 받고 있다. 중국 남서부 최대 도시인 충칭의 부동산 브로커인 단이안은 올 들어 거래량이 20~30% 줄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가격은 평방미터 당 730달러에서 내려가지 않았다. 970평방 스퀘어짜리 일반 아파트의 경우 6만6,000달러 정도 한다.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해안 지역 부동산이 가장 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런 여파가 아시아 다른 나라에까지 미치고 있다. 홍콩 부동산 서비스의 책임자인 프레디 우는 중국인들이 최근 산 홍콩 아파트의 1/10이 돈을 못 내 계약금을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중국 투자가가 증시나 부동산에 돈이 묶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며 홍콩 부동산을 사기 위해 손해 보고 파느니 차라리 구입을 포기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중국 도시의 스카이라인은 기중기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미 최대 유리 제조회사인 가디언 인더스트리사의 부회장인 랠프 거슨은 현대식 오피스 빌딩을 짓는데 필요한 고급 단열 유리 수요가 중국에서 예전만큼 급속히 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전에는 붐이었지만 이제는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수입과 투자 증가 속도는 둔화되고 인플레는 7월 6.3%에서 8월 4.9%로 낮아졌다. 그러나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신용 경색과는 달리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는 아직까지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위협하지는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중국 은행들은 최소 30%의 다운 페이먼트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분 한 현찰 쿠션이 있기 때문에 손해 날 가능성이 별로 없다. 미국 은행들은 다운 페이먼트를 요구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차압당하는 일은 드물고 농촌 지역에서는 전액을 현찰로 내고 집을 사는 사람도 많다.
무디스 사의 중국 은행 분석가인 리오 와는 중국 은행은 부동산 가격 하락을 감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경기가 더 나빠지면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 “문제가 심각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가격이 더 떨어지면 다른 분야까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작년 10월 이후 중국 증시가 2/3나 떨어진 시점에서 발생, 중국 지도자들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증시와 부동산이 함께 추락하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최근 정부 자료에 따르면 상업용 주거용 부동산 가격은 7월 현재 작년에 비해 7% 높았다. 그러나 브로커들은 작년 말 또는 올 초 중국 부동산은 정점을 지났으며 그 후 하락하고 있다고 말한다. 부동산 개발업자 주식도 폭락했다. 이중 중국 최대 상장 기업인 차이나 뱅키는 8월 판매가 전년에 비해 35%나 줄었다고 밝혔다.
부동산 침체는 일반 중국인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주식처럼 아파트나 주택이 더 이상 부를 쌓는 확실한 수단이 아니라는 생각이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이다.
광주에 살고 있는 48세 된 보험 세일즈우먼인 린 빈은 2002년 산 1,000평방피트짜리 3 베드룸 아파트가 아직 그 때보다는 비싸지만 작년 주식에 투자했던 4,400달러 중 2/3를 날렸다고 말했다. 그녀는 집도 그 짝이 날까 걱정하고 있다. “집을 투자 목적으로 또 사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주식과 집값이 내년에도 떨어질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융자 얻기가 힘들어진 것도 문제다. 중국 정부는 지난 겨울 은행들로 하여금 예치금에 대한 자본 비율을 계속 높이도록 했다. 그 목적은 대출을 줄여 인플레를 잡자는 것이었다. 은행들은 정부 소유 대기업에는 대출을 해주고 다른 분야는 줄이는 방식으로 이에 대응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일반 가정 대출은 3월에서 7월 사이 1/3이나 줄었다.
이 중 대부분은 모기지다. 중국인들은 차를 살 때도 대체로 현찰을 내기 때문이다. 워싱턴에 있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니콜라스 라디 중국 전문가는 “무너지고 있다. 믿을 수 없다. 모기지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빠른 하강 속도는 대출이 어려워서만이 아니라 실수요가 줄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이제 와서 대출을 늘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뉴욕타임스 - 본사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