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지각변동 투자은행 몰락
BOA·웰스파고 등 새로운 강자
리먼브러더스의 몰락과 메릴린치의 매각 등으로 금융산업이 대공황 이후 가장 대규모로 재편되는 신세계에 들어서는 가운데 다소 구시대적인 상업은행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3월 월가 5위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몰락 위기를 맞아 상업은행인 JP모건체이스에 넘어간 데 이어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매각되는 등 그동안 월가를 대표하던 투자은행들이 지고 고객 예금을 바탕으로 영업을 하는 전통적인 은행들이 금융계의 새로운 강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릿저널(WSJ)은 16일 월가가 200여년전 탄생했지만 이제 우리가 알고 있던 월가는 더 이상 존재치 않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리먼의 몰락과 메릴린치의 매각 등 미 금융계의 지각변동이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많은 전문가들이 지난 72시간 동안 벌어진 사건들이 월가의 고통스러운 변화를 알리는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면서 월가의 호시절은 끝났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수십년간 세계 금융계는 예금자 보호를 위한 강한 규제의 부담 속에 고객의 예금과 대출로 일정한 수익을 거두는데 그치는 상업은행들과 리먼이나 메릴린치 같이 예금 없이 규제를 덜 받으면서 위험을 감수한 채 고수익 투자에 나선 투자은행 등 2종류로 구분돼 왔다. 근래에는 UBS나 시티그룹처럼 이 둘을 합친 형태도 일부 나타났다.
그러나 이제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금융위기 속에 투자은행들은 쇠퇴하는 반면 고객 예금 유치와 점포망 구축에 주력해온 구시대의 은행들이 뜨면서 금융계의 세력 균형도 상업은행 쪽으로 넘어가고 있다.
상업은행인 JP모건은 베어스턴스를, BOA는 메릴린치를 인수하며 세력 확장에 나섰고 웰스파고와 독일의 도이치뱅크, 스페인의 뱅코 샌탠더 등 다른 상업은행들도 금융계의 강력한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투자은행 사업에 주력했던 도이치뱅크는 지난주에 850개 국내 지점을 갖고 있는 도이치포스트뱅크를 43억달러에 인수하며 전통적 은행사업 확장에도 나섰다.
신용위기 속에 보호 조치를 받는 상업은행 등의 예금은 늘어나며 모처럼 각광받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미국 상업은행 등의 고객 예금은 8월말에 6조9,000억달러로 1년 전보다 7.6%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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