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 아는 사람이 노인아파트 1년 안에 분양받아 준데…”
두 달 전 일이다. 플러싱의 한 노인복지기관 관계자와 통화를 하던 중에 정부 노인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노인복지 기관에 출입하기 전에는 잘 모르던 분야였던지라 귀를 기울여 듣고 있는데 자연스레 이야기가 노인 사기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그 관계자는 ‘아직도 노인복지 프로그램 신청을 해준다고 수수료를 챙기는 브로커들이 많다’라며 당시 돕고 있던 노인사기 케이스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6년이나 노인아파트를 기다려온 한 할아버지. 답답한 마음에 경로회관에서 친구들과 노인아파트에 대한 하소연을 시작했다가 친구로부터 노인아파트를 1년 안에 배정받게 해준다는 40대 남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노인들도 이 남성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고 급기야 함께 모여 노인아파트를 분양받으러 가자는 말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며칠 뒤 플러싱 소재 빵집에서 노인 20여명과 함께 문제의 40대 남성을 만난 할아버지. 이 남성은 “잘 아는 교회가 짓는 노인아파트로 지금 신청하면 1년 안에 배정받을 수 있다”는 말로 노인들을 현혹시켰다.
이날 노인들은 전화번호와 소셜번호 등 개인 신상정보를 주고 계약금 조로 200달러를 지불했다. 1주일 이후 연락을 하겠다던 이 남성은 그대로 잠적해 버렸다.
“(남성이 준 전화번호로) 아무리 연락을 해도 안 되더라”는 이 할아버지는 급기야 노인복지 기관을 찾아 도와달라고 요청을 했고 그제야 이 관계자도 알게 됐다고. 문제는 노인아파트뿐 아니라 푸드 스탬프, 은퇴연금, 메디케어, SSA, SSI 등 정부 노인복지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브로커라며 접근해 수수료를 뜯어 달아나는 사기행각이 이어지고 있는 것.
기자와 이야기를 나눈 관계자는 다른 사례도 들며 “문제는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대다수의 정부 복지 프로그램은 한인 비영리 단체를 통해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왜 문제가 생긴 다음에야 비영리 단체를 찾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심재희
뉴욕지사 취재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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