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사과를 건네 준 이후 한 남자의 한 여자 선택이 문명의 장래에 이처럼 큰 파장을 불러온 경우가 있었을까.
타임, 뉴스위크, 피플, 유에스 위클리 - 또 어떤 잡지가 있더라, 내셔널 인콰이어러다- 하여튼 미국의 잡지란 잡지는 온통 한 여자를 커버 인물로 다루었다. 새라 페일린이다.
존 매케인이 이 여자를 선택했다. 공화당 부통령후보로. 이후 불고 있는 허리케인 페일린의 풍세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난 후에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여튼 보통 난리가 아니다. 잡지마다 그녀의 스토리로 가득 차 있다. 우스갯소리지만 새라 페일린을 모른다면 간첩으로 몰릴 판이다.
항상 위험이 따르는 폭격기 조종사 출신인 존 매케인 다운 도박이었고, 그 도박은 보기 좋게 성공한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다. 내내 버락 오바마에게 열세였다. 그 흐름을 단 한 번에 뒤집었다.
갤럽 여론조사는 매케인 지지율이 48%로 오바마(45%)를 추월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인 지난 2일 발표된 결과-오바마 50%, 매케인 42%-와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54% 대 44%로 매케인이 앞서고 있다. 다른 여론조사들도 비슷한 결과를 알리고 있다.
흔들리던 공화당 지지층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허리케인 페일린이 가져온 또 다른 변화다. 스스로를 공화당이라고 밝힌 유권자가 크게 늘어 47%에 이르면서 민주당의 48%를 바짝 뒤쫓고 있다. 대통령 선거는 물론이고 연방의회 선거도 해볼만 하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는 것이다.
한 여자의 선택이 이런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이 현상을 그러면 어떻게 보아야 하나. 권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착각한 결과다. 한 관측통의 분석이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모택동이 한 말이던가. 미국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권력은 케네디 스쿨이나, 다보 정상회의에서 나온다. 엘리트 중심의 진보세력의 시각이다.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권력은 유권자로부터 나온다. 2008년의 경우 권력의 향방은 ‘레드 넥’으로 경멸을 받는 백인 근로계층의 표심이 좌우한다. 이것이 왜 허리케인 페일린의 풍세가 그토록 강한지를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의 최대 실패는 이런 점에서 이미 예견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힐러리 클린턴을 러닝메이트로 선정하지 않았을 때 알아보았다는 거다. 맞는 관측일까. 좀 더 두고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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