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차압, 그 여파는 아파트입주자에게로
최대 피해자는 연방주택보조 받는 극빈층
갑작스러운 퇴거 통지… 살 곳 찾아 전전
루스 코르도바는 한 번도 집을 소유한 적이 없다. 그러나 그녀는 주택융자시장의 붕괴 여파를 민감히 느끼고 있다.
코르도바(28)는 연방주택보조를 받는 이른바 ‘섹션 8’ 저소득층 테넌트로서 리버사이드에 있는 3 베드룸 아파트를 렌트해 6개월간 살아왔다. 지난 6월 아파트 주인이 더 이상 모기지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코르도바와 그녀의 세 자녀는 거리로 나앉게 됐다. 임시로 호텔에 들게 된 것이다.
“한 번도 렌트비를 거른 적이 없다.” 코르도바의 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누군가가 찾아 왔다. 나가보니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경매에 붙인다는 고지서를 붙이고 있었다.”
주택융자시장의 붕괴는 올해만 해도 전국적으로 250만 건의 주택차압으로 이어지면서 그 충격파는 전체 소득계층으로 파급되고 있다. 서브프라임 융자로 집을 산 사람은 금리 재조정과 함께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은행들은 융자금 상환이 안 돼 결손처리를 하고 있고 그 은행의 부실융자를 사들인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는 그런 악순환의 파급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 모기지 위기는 이제 저소득층에게 까지 파급, 코르도바와 같이 그렇지 않아도 재정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섹션 8’ 연방주택보조를 받고 있는 가정은 캘리포니아 전체로 30만 가구로 이 가구들의 중간 소득은 연 1만4,428달러인 것으로 주택 및 도시개발부는 밝히고 있다.
주나 연방정부 당국자들은 이 ‘섹션 8’ 주택 임대자 중 얼마나 많은 가구가 현재 전국을 휩쓸고 있는 주택차압 여파에 허덕이는지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주택당국자들은 그 수가 상당하고 또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세크라멘토 카운티의 경우 주택차압으로 쫓겨나게 된 ‘섹션 8’ 테넌트는 지난 6월 현재 12 세대가 채 안됐다. 그러던 것이 7월 들어 100 세대로 급증했다.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는 ‘섹션 8’수혜자 중 70% 이상이 주택차압 위기발생과 관련해 새로 살 곳을 찾아 왔다.
“잇단 주택차압과 함께 그 숫자가 엄청나게 늘고 있다. 연방주택보조를 받는 이 저소득층 사람들에게는 이사 비용 역시 만만치 않은 재정적 부담이다.” 리버사이드 카운티 주택국 디렉터인 헤이디 마샬의 말이다.
비영리단체인 ‘이스트 LA 커뮤니티 코프’는 최근 스탭들을 파견해 차압 위기를 맞고 있는 주택들을 집집마다 방문했다. 다른 융자 소스를 찾아주는 등 주택소유자들을 돕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알 게 된 것은 거의 대부분의 주택들은 소유주가 아닌 렌터들이 살고 있고 그 중 적지 않은 가구는 ‘섹션 8’ 테넌트란 사실이다.
“아직도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이 비영리단체의 회장인 마리아 카빌도의 말이다. “우리들의 조사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금리를 적용해 주택을 산 사람 중 많은 사람이 곧 금리재조정을 하게 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건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으로 차압이 임박했다는 이야기다. 그 여향은 상당수의 테넌트들에게 미칠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10년, 15년 이상 살아온 곳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
7월 들어 새 주택차압은 캘리포니아 주 전체를 통틀어 감소됐지만 관계전문가들은 은행에 의한 주택차압은 오는 2009년까지 꾸준히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서브프라임 금리를 적용해 집을 산 사람 중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금리 재조정 타이밍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주택금리는 수직 상승, 많은 주택 소유자들은 제대로 페이먼트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피해는 ‘섹션 8’ 렌터들에게도 돌아갈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우려다. 어떤 경우든 주택 임대주는 테넌트를 내보낼 때 3개월 전에 퇴거 노티스를 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 조례는 사실에 있어 있으나 마나다.
인력이 달린다. 예산이 부족하다. 관계 당국은 이런 이유로 우선 이 조례 위반 케이스를 적발하기가 힘들다. 적발을 하면 법원에 제소를 해야 하는데 그 서류작업을 할 인력조차 없다. 때문에 은행이 주택을 차압, 불과 3일 정도의 시간을 주고 퇴거 노티스를 해도 단속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저소득 ‘섹션 8’ 렌터들은 불황 주택시장의 피해만 입는 것이 아니다. 호황일 때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경기가 좋으면 렌트가 오른다. 거기다가 랜드 로드 측은 가능한 ‘섹션 8’ 테넌트를 줄이려 든다. 때문에 주택시장 호황도 이들에게는 반드시 달가운 것도 아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날렸다
‘서브프라임’위기 체험기
다이앤 배러건은 6년 전 자신의 능력에 부치도록 집과 땅 등 여러 부동산을 매입했다.
2006년께 그녀는 4채의 집과 한 상업용 부지를 소유하게 됐다. 4채의 집 중 2채는 렌트를 놨다. 주택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게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상당한 위험이 따르는 융자를 했다. 당장은 아주 낮은 금리가 적용된다. 몇 년 후 재조정을 할 때 금리는 상당히 높아진다. 페이먼트가 부담이 되면 그 때 가서 낮은 금리로 재융자를 한다는 게 그녀의 복안이었다.
결국 융자 재조정을 하게 됐다. 당연히 페이먼트는 급격히 치솟았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때 마침 찾아온 게 서브프라임위기다. 재융자도 안 되는 상황에서 페이먼트와 싸우다가 결국 손을 들었다.
두 개의 부동산이 차압됐다. 모레노 밸리에 있는 주택이 그 중의 하나로, 그 집을 그녀는 33만9,000달러에 샀다. 2007년 그 집값은 20만7,000달러로 평가됐다. 융자액 보다도 적은 액수다. 결국 그 집을 포기했다.
“새 디시 워셔도 들여놓고 플러밍도 업그레이드 시키고 그 집에 돈을 많이 들였다. 그런데 결국은 다 날리고 말았다.” 배러건의 말이다. 이제 그녀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은 살고 있는 집과 상업용부지다. 이 두개의 부동산도 위태롭다. 2차 융자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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