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국회의원 공천을 빌미로 김종원 서울시버스운송조합 이사장으로부터 30억3천만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구속된 김윤옥 여사의 사촌 김옥희 씨는 김 이사장 이외의 다른 인사에게도 비슷한 제의를 하며 ‘공천 장사’를 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검찰에 따르면 김옥희 씨는 김 이사장에게 접근하기 직전인 지난 1월 브로커 김모 씨(구속)의 대학 동창인 서울시의원 이모 씨가 국회의원 출마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브로커 김 씨와 함께 이 씨를 만나 공천을 받도록 도와주겠다고 제의했다.
김옥희 씨는 이 씨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대한노인회 추천 몫으로 한나라당 비례대표 한 자리를 준다고 했다. 내가 김윤옥 여사의 친언니이니 공천을 받게 해 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그러나 국회의원 출마를 포기하고 대신 김 이사장을 이들 두 김 씨에게 소개해 준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정황에 비춰 김옥희 씨는 당초 검찰에서 의도적으로 김 이사장에게 접근한 게 아니다라고 한 진술과는 달리 처음부터 자신이 대통령 친인척이라는 사실을 등에 업고 브로커 김 씨와 함께 `공천 장사’를 하려 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씨도 최근 검찰에 참고인으로 나와 김 이사장을 이들에게 소개해준 것은 사실이며 이후 김 이사장이 비례대표 공천 약속을 받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씨는 2월13일과 25일, 3월7일 세 차례에 걸쳐 호텔 커피숍에서 공천을 받으려면 특별당비 10억원이 필요하다, 10억원으로 부족하니 10억원을 더 준비하라, 경쟁이 너무 심해 특별당비를 더 내야 한다는 식으로 계속 금품을 요구하는 대담함을 보인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아울러 공천 발표 직전까지도 비례대표 14번 안팎으로 공천받을 것 같다는 말로 김 이사장을 안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옥희 씨는 노인회의 공식 직함을 갖고 있지 않았으나 브로커 김 씨를 2005년 6월 당시 노인회 부회장이던 또다른 김모 씨의 소개로 만나 `누님.동생’으로 부르며 가깝게 지내는 등 노인회 관계자들과도 친분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건넨 돈의 일부가 실제로 노인회나 한나라당으로 유입됐는지, 두 김 씨가 김 이사장과 이 씨 외에 다른 공천 희망자들에게도 노인회 몫의 한나라당 비례대표 추천 명목으로 접근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번 총선 때 김 이사장을 노인단체나 노인회 몫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 추천을 받은 일이 없고, 이전에도 노인회 몫으로 후보를 추천받은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banan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