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바둑의 대종사(大宗師)하면 꼽히는 인물의 하나가 오청원이다. 그와 거의 동시대인으로 다까가와란 일본 기객이 있다. 그 역시 한 시대의 대종사로 존경을 받고 있다.
‘상대는 강하다’- 오청원을 대하는 순간 이런 느낌이 바로 전해진다고 한다. 다까가와를 상대해 본 기사들은 전혀 다른 느낌을 말한다.
착수가 극히 상식적이다. 그저 담담히 둔다. 그래서 상대는 약하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했다. 그래서 중반쯤에서는 이겼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그런데 판세를 자세히 살피면 이긴 게 없다. 판은 극히 미세한 것이다. 그래서 서두르게 된다. 빨리 따돌려야지 하고. 그럴 때 튀어나오기 십상인 게 완착이다. 그 틈을 다까가와는 결코 놓치지 않는다고 했다.
무리하지 않는다. 물 흐르듯 흐를 뿐이다. 그러다가 어느 틈에 이긴다. 다까가와 바둑의 특징이라고 한다.
‘행마가 화려하기 그지없다’-. 버락 오바마의 대선 레이스 캠페인이 그렇게 보인다.
그 화려한 행마, 현란한 수순은 그의 해외순방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오바마의 약점은 경험미숙과 해외정책이다. 그 약점을 일시에 커버하는 묘수가 해외순방이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베를린에서의 연설에는 20만 이상의 군중이 모여들었다. ‘이미지와 스타일의 정치의 달인’이라는 평가에 어울리는 화려한 정치적 행마다.
그 기간 중 매케인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가끔 언론에 조명되는 모습은 나무 같이 굳어있다는 평가다. 굼뜨기 짝이 없는 행마 같다고 할까.
그런데 한 가지 알지 못 할 일이 있다. 여론의 흐름이다. 성공적인 해외순방이라는 그 화려한 행마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지지는 여전히 50% 벽을 넘지 못했다. 매케인을 리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6~7% 정도의 리드다.
왜 오바마는 그토록 굼떠 보이는 매케인을 큰 차이로 따돌리지 못 하고 있나. 이번 대선의 최대 미스터리다. 이 미스터리가 민주당을 초조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1988년 대선 때 마이클 두카키스는 부시 시니어를 여름에는 17%나 리드했었다. 그러나 11월에는 역전됐다. 존 케리, 또 알 고어도 마찬가지다. 중반전에서는 큰 차이로 앞섰었다. 그러나 막상 종반전에 가면 역전이었다.
큰 차이로 앞섰어도 결국 그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그러니 이 정도로 과연 안심할 수 있는 것인지…. 민주당이 불안해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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