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침체와 한인경제의 활로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올 들어 유가 인상과 주택가 하락으로 인한 소위 ‘트윈 쇼크’(twin shock) 현상이 향후 미국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주택 불황은 2009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원유가는 2004년 이후 상승을 거듭, 현재 2002년 대비 6배, 그리고 지난 1년 사이 2배나 올라 배럴당 135~14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골드만삭스 등은 원유가가 향후 6~24개월 내 200달러선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뉴욕 증시는 올 들어 20% 이상 하락하며 베어마켓에 진입했고 캘리포니아의 실업률도 전체 6.5%, 특히 히스패닉은 8.5%로 올라가 불안한 상태다.
미국 전체적으로도 연간 4%대의 인플레와 5.5%의 실업률,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 상승, 서브프라임 여파와 신용경색의 지속 등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0~1%대로 하락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인 성장세 둔화로 나타나기 시작한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은 특히 중국과 인도 등에서 물가상승을 초래, 더 이상 싼 제품을 수출할 수 없게 되어 세계적인 인플레 현상도 촉발하고 있다.
5월27일자 컨퍼런스 보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향후 6개월간의 경제 기대치는 1973년 오일쇼크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고유가와 집값 하락의 이중고로 타격을 받고 있는 미국인들에게는 연비가 높은 차종으로의 전환이 유일한 단기적 처방일 뿐이다. 주택가 하락과 유가 상승의 이중고는 FRB의 정책 방향을 어렵게 하고 있다. 주택가격의 하락을 막기 위한 금리인하 정책은 유가 상승에 대처해야 하는 반 인플레 정책과 상반된다. 만일 유가상승이 계속된다면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더 해서 비싼 유가에 대처하겠지만, 이는 단기적으로는 경제성장의 둔화를 가져온다.
중단기적 대처 처방이 많지는 않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의 보존(conservation)이다. 운전속도 제한, 전기 절약운동, 환경친화 기술(하이브리드, 풍력·태양력 발전) 등을 통한 에너지 절약·보존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원유 소비를 25% 절약할 수 있다는 통계가 있다.
한인 경제의 상징인 한인 은행들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고 자바 의류시장의 불황과 부동산 침체, CRE 대출 부실화, 유가 상승, 한국으로부터의 자금 유입 부진 현상 등이 한인 은행들의 자금·자본 부족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또 많은 식당과 소매업소들이 매출 부진에 허덕이고 있어 한국 여행객의 무비자 제도가 시행되지 않거나 지연된다면 관광, 요식, 호텔 및 기타 한인 소매업종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한국의 경기 침체와 주식시장 폭락 현상이 미국 한인 경제에 추가적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또 세계가 함께 겪고 있는 불황은 단기적 처방이 마땅치 않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혹자는 미국 중산층의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현금 보유를 늘리고 투자와 소비를 줄이는 한 한인 경제의 활로는 쉽게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한인은행들도 투자자의 관점에서 주주들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인수·합병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될 것이다. 또 객관적인 기준으로 인재를 발굴하고 CEO의 권한과 책임을 분명하게 규정해 사기와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1997년 IMF 때와 같이 위기는 기회를 낳는다고 한다. 한국의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5번째로 큰 시티뱅크 건물을 3억달러에 매입하여 화제인데, 중국과 동남아 투자에서 실패한 한국의 해외펀드가 눈을 돌릴 수 있는 지역은 그래도 미국뿐이다. 믿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고, 수익의 예측이 가능한 투자대상이 많은 기회의 나라 미국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한인 은행 및 투자 전문가들이 함께 힘을 모아 신뢰성과 전문성이 있는 투자유치단을 한국에 보내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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