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골퍼가 US오픈에서 우승했다. 그것도 보통 우승이 아니라 여자프로 US오픈대회 사상 최연소 챔피언의 기록을 세웠다. 올해 19세의 박인비. 박양은 1998년 박세리가 US오픈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보고 감격해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9세의 어린 초등학교 학생이 “나도 박세리처럼 되고 싶다”는 꿈에 전념한 결과 10년 만에 소원 성취한 셈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꿈을 심어주는 것은 왜 중요한가. 사람은 누구나 무한한 잠재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 능력이 개발 되느냐 못되느냐에 따라 성공이 좌우되고 인생의 길이 바뀐다. 잠재능력은 숨겨져 있는 능력이다. 따라서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모든 신경과 마음이 하나로 집중될 때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히딩크의 스타양성 비결이 바로 이 잠재능력 개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박지성 그리고 이번 러시아 팀에서 수퍼스타가 된 아르샤빈이 히딩크 잠재능력 개발의 작품이다. 잠재능력이 개발 되려면 본인이 열망을 지녀야 하고 그 열망은 바로 꿈에서 나온다. 여기에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여자 프로골프 대회를 한국인들이 휩쓰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메이저 대회 우승자만 벌써 5명이다. US오픈에서 박세리(1998), 김주연(2005), 박인비(2008), 브리티시 오픈에서 장정(2005) 그리고 여자프로 골프대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박지은(2004)이 우승했다.
이번 US오픈의 경우 참가선수 156명중 45명이 한국선수였고 ‘톱10’중 4명이 코리언이었다. 과장해서 표현하면 US오픈이 아니라 ‘코리언 오픈’이 아닌가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한국에서는 ‘박세리 효과’로 초등학교에서부터 골프 붐이고 조금만 잘 치면 “우리 아이도 혹시 박세리?”하는 부모들의 기대가 지나쳐 가산을 정리해 딸의 골프연습을 뒷바라지 하는 부모가 하나 둘이 아니다.
프로골퍼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인내를 가지고 역경에 역경을 헤쳐 나가야 겨우 뭐가 좀 보이는 정도다. 미국에서 각종대회를 쫓아다니려면 항공비, 참가비, 모텔 값, 캐디비, 코치비, 생활비등 1년에 20만 달러 정도 들어간다. 몸으로만 때울 수가 없고 엄청나게 돈 들어가는 스포츠며 넉넉한 부모의 뒷바라지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거기에다 정신력 컨트롤이 필수여서 경제적인 뒷받침만 있다고 해결되는 일도 아니다.
한국여성 골퍼들이 짧은 시일 안에 놀랄만한 성공을 이룬 것은 남자들보다 의지력과 집착력이 유난히 강하기 때문이다. 미국 여자프로들이 경기를 끝낸 후 클럽하우스에서 뭘 마시면서 밖을 내다보다가 코리언들이 밖에서 벙커샷 연습하는 것을 보고 놀라는 적이 한 두번이 아니라고 한다. 한국여성 골퍼들이 영어공부를 더 해야 하는 것과 패션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써야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있다.
박인비의 거주지는 라스베가스지만 연습은 LA에서 하기 때문에 LA골프계에서 낯이 익다. 예의 바르고 의지 강하며 자신이 몇 점을 쳤는지 기억 안할 정도로 게임에만 집착하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당신 안에 있는 신대륙을 발견하는 콜럼버스가 되라. 꿈을 가지라. 박인비의 US오픈 우승이 남긴 메시지다.
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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