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정문제로 친척 집으로 피신했던 어머니와 아들, 딸 한인 일가족과 이들을 돌보아준 친척 등 4명이 살해되고 불에 탄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 화재사건인 줄 알았다. 그러나 현장 조사결과 사망자들의 몸에서 총상 흔적이 발견돼 누군가가 이들을 사전에 살해하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숨진 여인의 전 남편을 쫓고 있다.
70대 한인 할아버지가 60대 한인 할머니를 총으로 쏴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안됐다. 그리고 며칠 후에는 60대 한인남성이 동업관계의 40대 한인을 총으로 살해했다. 이번에는 일가족 집단살해사건이다. 너무 잦은 살인극이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 두 가지가 주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하나는 무분별한 총기남용이다. 제약 없는 미국의 총기문화가 한인 사회를 침범하면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또 다른 원인은 감정 컨트롤의 미숙이 아닐까 본다.
이번 일가족 피살사건의 원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피살된 박영화씨가 복잡한 결혼생활을 해왔고 이혼한 전 남편 S모씨가 의처 증세를 보여 숨진 박씨가 상당히 힘들어했었다는 점 등으로 보아 가정불화가 그 원인으로 보인다. 경찰이 전 남편 S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쫓고 있다는 사실도 이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인 간 살인사건의 상당수는 남녀관계, 특히 부부관계의 잘못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한다. 이민생활의 스트레스가, 때로는 배우자의 부정이 부부관계를 금가게 한다. 갈등이 빚어지는 것이다. 그 갈등이 가정불화로 이어지면서 분노감이 쌓여간다. 그러다가 폭력으로 표출된다. 가정폭력이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어느 날 폭발한다. 살인이라는 극한적 사태로까지 비화되는 것이다. 연초에 발생한 50대 한인 일가족 집단 총격자살 사건을 비롯해 지난 수년간 한인 가정에서 발생한 잇단 사건들은 모두 이런 유형의 사건이다.
감정 컨트롤이 중요하다.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부부간의 사소한 말다툼이 가정폭력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살인을 불러올 수도 있다. 참을 줄 아는 마음을 길러야 한다. 무분별한 총기문화를 한인가정에서 몰아내야 한다. ‘총만 없었어도…’하는 회한이 항상 뒤따라서다. 이런 비극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