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융당국-하나 대주주 싱가포르 국부펀드 신경전
미 당국, 하나 지분투자율 낮추라 제안도
커먼웰스 주식가격 하락도 인수 걸림돌
“직접 금융감독을 받아라” vs. “그렇게는 못 한다”
미국 금융감독국(FRB)의 승인을 반 년 넘게 받지 못하고 있는 한국 하나금융의 커먼웰스은행 인수건은 싱가포르 펀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미 금융감독국과 하나금융의 대주주인 싱가포르 정부펀드인 테마섹(Temasek)의 신경전 때문에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마섹은 영국계 대형 은행인 스탠다드 차터드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1,000억달러를 금융사에 투자하고 있는 초대형 싱가포르 국부펀드다. 그러나 9.11 테러사태 이후 외국 국부펀드에 유입될 수 있는 이슬람 자금 유입 가능성이 미 금융감독국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테마섹은 한국의 하나은행 주식을 9.62% 소유하고 있고 미 당국은 테마섹이 하나은행의 커먼웰스 주식 인수를 통해 미국 진출을 꾀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국은 커먼웰스은행 인수건에 대한 승인 신청서를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테마섹도 함께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국이 테마섹이 직접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금융감독국이 직접 텍마섹을 미국 은행 감독 규정에 따라 통제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감독국은 테마섹이 이 같은 요구사항을 거부할 경우 하나금융의 지분 투자 비율(예정대로라면 37.5%)을 낮춰달라는 제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분의 25% 이상을 소유하지 않을 경우 하나금융은 독점 대주주의 지위대신 단순 금융 주식투자가 되기 때문에 테마섹의 금융권 진출 또한 민감성이 덜어지기 때문이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하나금융은 신주발행을 통해 커먼웰스의 지분 37.5%를 주당 21.50달러 총 3,600여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최근 주식가격이 폭락하면서 계약조건이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이 뒤늦게 제기되고 있다는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한인 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 불황 속에서 한인 은행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등 환경이 변했지 않느냐”며 “비싸게 주고 커먼웰스를 인수했다는 이야기가 한국 쪽에서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하나금융은 일방적인 계약 파기가 아닌 금융감독국의 승인 거부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계약 불이행이 되기 때문에 계약 위반에 대한 위약금 부담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석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