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살이 좀 통통한 아가씨들이 시집갈 때가 되면 좀 날씬해지고 예뻐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한방 다이어트에 관심을 많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비만이 성인병의 중요한 원인이 되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날씬해져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부잣집 맏며느리 같은 후덕한 모습이 더 이상 부럽지 않고 성공한 사장님의 상징이던 통통한 앞배가 더 이상 자랑스럽지 않게 된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닙니다.
국제 비만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비만증으로 인해 고생하다 사망한 수가 생활고나 굶주림으로 사망한 수의 두 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비만은 현재 인류 건강의 최대 장애물로, 사회적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우리는 과거의 사람들보다 운동량이 1/3이상 줄었기에 보다 많은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당뇨병, 심장병, 고혈압과 과다 비만 같은 유사한 질병이 점차 더 늘어나게 됩니다.
전문적으로 비만이란 과잉체중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장애로 인해 체내에 지방이 과잉 축적된 상태를 말합니다. 즉 칼로리 섭취가 신체활동과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보다 초과되어 중성지방의 형태로 지방조직에 과잉 축적된 열량 불균형으로 일어나게 됩니다. 섭취한 음식물의 열량이 소모량을 초과했을 때 남은 물질이 바로 지방으로 전환되어 각각의 조직 및 피하에 축적되며, 일반적으로 표준 체중의 10%를 초과했을 때 체중초과라 하고, 20%이상이면 비만이라 합니다.
열량 소모는 어떤 활동 없이 호흡할 때의 소모열량과 활동할 때의 소모열량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활동 없이 호흡할 때의 열량소모는 대략 열량의 50~70%를 차지하고 활동할 때의 소모열량은 체중감량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합니다. 정상적인 인체 내의 지방세포는 대략 200~300억개이나 만성 비만자는 최고 900~1,500억개에 달하여 정상인의 3~5배이며, 동시에 각각의 지방세포 내의 지방함량 역시 비교적 많고 20세 이후의 성인형 비만은 주로 지방세포가 크게 변하는데, 지방세포의 수량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만성비만증 환자는 지방세포 수량과 부피가 모두 증가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많이 먹었으니까 뚱뚱해졌겠지? 그러니까 덜 먹거나 안 먹으면 자연히 살이 빠지지 않을까?”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비만이란 단순히 많이 먹어서만 생겨나게 된 것이 아니고 과식, 운동부족, 과식하는 심리적인 문제, 그리고 살이 찌기 쉬운 유전적 체질 등, 이러한 신체, 정신, 유전적인 문제들이 인체 내에서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생겨난 상태이므로, 단지 적게 먹거나 또는 굶거나하는 방법만으로는 비만을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임상에서는 비만을 크게 둘로 분류하는데 뚜렷한 질병의 원인이 있는 뇌하수체의 염증, 종양, 창상, 갑상선기능 저하증, 생식선기능 감퇴증, 당뇨병, 인슐린 종양 등으로 증후성 비만증이 발생하고, 비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단순성 비만증은 명확하고 특수한 질병원인이 없이 과식을 포함한 잘못된 식사나 운동부족 등으로 발생하여 장기의 기질적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입니다. 즉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비만증입니다.
비만자는 고혈압과 심, 뇌, 혈관 질환 외에도 간담의 질병 역시 자주 보이며 합병증으로 지방간이 있고, 흔히 담낭염과 담석증도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 주에 한의학적 원인에 따른 비만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조 선 혜
<동국로얄 한의대 교수>(213)487-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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