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와 박근혜를 비교해 본다. 무엇이 다른가. 때를 알아차리는 센스다. 정치인에게 이 센스가 없으면 사냥개가 냄새 못 맡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치는 타이밍이다. 박근혜가 어떻게 정계의 수퍼스타로 부상할 수 있었는가. 때를 알고 처신하는데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그렇게 안 봤는데 너무 실망했다”고 말하고 있다. 힐러리는 이번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대통령이 될 자격을 보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통령에 부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을 입증한 꼴이 되어 버렸다. 힐러리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오죽하면 미국신문들이 ‘불쌍한 힐러리’라고 표현 했을까.
힐러리가 이렇게 된 것은 때를 놓쳤기 때문이다. 힐러리가 펜실베니아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후 “민주당의 단결을 위해 나는 후보를 사퇴 하겠다”고 선언 했더라면 박수와 함께 힐러리는 장래성이 있는 정치인으로 매김 되었을 것이다. 예비선거는 막을 내렸지만 민주당의 간부들은 힐러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대체 힐러리 클린턴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아무도 모른다.
부통령후보? 오바마와 드림팀구성? 그것도 초장의 이야기지 로버트 케네디 암살 발언으로 이제는 완전히 물 건너 갔다. 빌 클린턴은 힐러리가 오바마에게 승리하지 못할 경우 러닝 메이트로 부통령직이라도 가져야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유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힐러리가 뉴욕 주지사에 출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힐러리가 오바마와의 대결을 너무 극한 양상으로 끌고 가는 바람에 힐러리의 지지자들이 과연 대선에서 오바마를 찍을 것인가가 민주당의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여성, 백인 빈민층과 노인, 히스패닉계가 힐러리 지지 세력이며 이들의 상당수가 오바마를 찍느니 공화당의 매케인을 찍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만약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오바마가 매케인에게 패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선 힐러리 클린턴을 향해 “너 때문이야”하고 불만이 터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힐러리의 정치생명도 위태롭게 되고 상원의원 재선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반면 힐러리 지지자들은 “내가 그렇게 될 거라고 말했잖아(I told you)”라는 표정을 지을 것이고 이는 흑인 유권자들과 젊은 층의 분노를 사게 돼 민주당이 분열될 가능성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은 이같은 사태를 막고 자신의 실수를 커버하기 위해 오는 8월의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의 단결을 호소하는 극적인 연설을 하려고 할 것이다. 빌 클린턴도 한마디 할 것이다. 그러나 힐러리는 영웅이 될 수 있는 타이밍을 다 놓쳤다. 지금 단결을 호소해봐야 생색도 안 나거니와 자신이 당의 분열을 초래 해놓고 이제 와서 단결을 호소한다는 것도 어색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다.
힐러리는 예비선거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보여 주었으며 물러나는 타이밍을 놓쳐 사람이 우습게 되어 버렸다. 자신만 우스워진 것이 아니다.
대통령을 지낸 빌 클린턴까지 우습게 만들어 두 사람이 스타일을 구길 대로 구겼다. 골프매너 나쁜 사람이 손님을 대접한답시고 라운딩을 하면 골프를 치지 않느니만 못한 법이다.
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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