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문제에 관한한 월가의 골드만삭스를 무시 할 수가 없다. 이 투자회사에는 머티라는 오일시장 분석가가 있는데 그는 오늘의 석유파동을 이미 2년 전부터 전망했고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시점도 정확히 예고했기 때문이다. 그 골드만삭스가 얼마 전 “오일 값 상승은 계속될 것이며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갤런 당 6달러 시대가 온다는 소리다.
보통 일이 아니다. 개솔린 값이 갤런 당 4달러 선을 돌파해 모두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나의 경우 집에서 시내를 나갔다오면 개솔린 값이 17달러다. 미국 자동차 딜러들도 아우성이다. 포드, GM, 클라이슬러 딜러에서는 앞 다투어 리베이트가 수천달러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개솔린 소모가 심한 유틸리티 카는 팔리지가 않는다. 어느 포드 딜러에 들렀더니 Ford Explorer의 리베이트를 1만 달러까지 해주겠다며 사가라고 한다.
반면 개솔린이 절약되는 소형 일본차 시장은 손님이 붐벼 아우성이다. 토요다 딜러에 들러 하이브리드 카인 프리우스를 찾았더니 1대 밖에 안남았다며 주문하고 몇주 기다리라고 한다. 리베이트커녕 오히려 가격이 조금 올랐다.
에어라인도 울상이다. 지난 1년 동안 항공기 연료 값이 82.5퍼센트가 올라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경우 견디다 못해 승객 수하물에 운반료를 적용하겠다는 납득이 안가는 발표를 했다. 오일 값이 계속 오르면 여러 항공사들이 도산할 것으로 항공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의회도 분노하고 있다. 지난주 연방 상하원 의원들은 엑손 등 오일재벌 회사대표 5명을 불러 거의 모욕에 가까운 언사로 질책하며 개솔린 값 폭등 이유를 추궁 했으나 이들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일어나는 일을 우린들 어쩌겠느냐”면서 “그래서 우리가 해안 석유개발을 추진해온 것인데 민주당이 반대하지 않았느냐”고 오히려 역공을 가했다. LA의 맥신 워터즈 하원의원은 오일재벌들이 석유파동을 통해 400억달러라는 폭리를 취한 것을 비난하며 “오일 사정이 정 악화되면 오일회사를 국유화 하는 것도 고려 해볼 것”이라고 극언했다.
한편 미국이 OPEC(석유수출기구)을 독과점법 위반으로 소송하려하자 OPEC은 “우리가 석유생산량을 더 늘이고 있는데도 투기세력 때문에 이 모양이다. 공급부족은 없으며 유가급등을 막기 위해 OPEC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해명했다.
모두가 분노하고 있지만 분노의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다. 허공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있는 격이다. 개솔린 값이 계속 오르면 외출을 억제함에 따라 코리아타운의 업소들이 타격 받게 된다. 미국 중산층의 밀집지역인 교외 생활권에도 대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출퇴근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또한 다운타운이 다시 개발되어 부동산 가치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대형차 시대는 가고 소형차 시대가 펼쳐지며 식품 등 생필품 가격도 덩달아 올라 주부들의 장바구니에 내핍 바람이 일어날 것이다.
미국은 기차시대를 자동차시대로 바꾸어 놓는데 선두를 달려온 나라다. 그러나 미국은 지금 자동차 문화의 포로가 되어 온몸에 상처를 입은 킹콩처럼 신음소리만 내고 있다. 미국이 대변혁을 겪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자동차와 전철, 기차, 자전거, 도보가 공존할 수 있도록 꾸민 독일의 인프라를 미국이 연구하지 않으면 분노의 계절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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