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누가 찾아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후배들을 위해 한 말씀 남겨 주십시오”라고 부탁 한다면 어떻게 될까. 실례도 이런 실례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죽음을 맞이한 어느 대학교수가 ‘마지막 강의’를 통해 “살아보니 인생이란 이런 것이더라”고 자신의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한 것이 요즘 미대학가의 최고 화제로 등장하고 있다.
주간지 ‘타임’은 얼마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 100명’ 특집을 냈는데 암을 앓고 있는 이 교수를 100명 명단에 올렸을 정도다. 또한 그의 ‘마지막 강의’는 ‘Last Lecture’라는 타이틀로 출판되어 미 서점가에서 지금 한달 째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다.
화제의 교수는 피츠버그의 카네기 멜론대학의 랜디 파우쉬다. 올해 47세. 컴퓨터 영상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으며 젊은 나이에 종신교수로 임명 되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8월 췌장암으로 진단 내려졌으며 “생명시한이 3개월 내지 6개월”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파우쉬 교수는 자신의 생명이 시한적이 되자 9월 중순 ‘마지막 강의’를 가졌다. 그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살아 왔으며, 자신의 꿈이 무엇이며, 암과 어떤 식으로 싸우고 있는가를 소개하면서 어려운 일이 닥쳐도 슬프게 지내지 않는 방법을 유머러스하게 설명했다. 그런데 이 평범한 강의가 미국민의 심금을 울린 것이다.
이 파우쉬 교수가 지난 일요일 또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노벨상을 탄 고어 전부통령과 함께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카네기 멜론 대학의 졸업식에서 축사를 한 것이다. 환경보호자의 상징인 고어 전부통령은 대학 졸업식장에서 최고 인기지만 이날은 파우쉬 교수에게 가리어져 빛이 덜해 보였다. 파우쉬 교수가 졸업생들에게 당부한 말을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여러분의 꿈은 사회에서 성공 하는 것, 돈 많이 버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그랬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그게 아니다. 돈 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 사람관계에 최선을 다하면 성공하게 되어있다. 그 최선의 방법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주인공 모리교수도 ABC-TV 테드 카플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시청자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무엇 입니까”라고 묻자 “서로 사랑하고 책임감을 느끼십시오”라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
U튜브에 올라있는 랜디 파우쉬 교수의 ‘마지막 강의’를 듣고 나면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죽음은 인생의 종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죽음은 인생의 완성이라는 측면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자녀들에게 아버지의 이미지를 심기위해 노력하는 그의 삶의 자세는 우리가 하루 24시간을 무엇인가 채워서 보낼 때 시간이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말해준다.
‘마지막 강의’가 슬픈 내용이 아니라 유머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인상적이다. 죽음을 맞이하고도 유머를 잃지 않는 여유야 말로 용기다. “잘해야 6개월 더 살 수 있을 것”이라던 파우쉬 교수는 9개월이 지났는데도 건재하다. 그의 췌장암은 간, 폐 등 아홉 군데로 번져 키모 치료가 중단 되었을 정도로 심각하다. 그런데도 그는 삶의 자세에 대해 열심히 다른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람은 행복에 의해서는 눈이 떠지지 않고 불행에 의해 눈이 떠진다는 것을 파우쉬 교수가 웅변하고 있다.
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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