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 커쇼
박찬호
오는 17일 에인절스전 선발자리 놓고 경쟁
찬호 패전처리 등판서 최선다한 피칭으로 깊은 인상
커쇼 많은 이닝 던진 경험없어 언제 불러올지가 관건
박찬호냐, 커쇼냐.
오는 17일 애나하임 에인절스테디엄에서 펼쳐지는 LA 다저스와 LA 에인절스의 올 시즌 첫 프리웨이 시리즈 2차전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찬호가 이 경기에서 올해 첫 선발 등판기회를 잡게 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바로 이날 경기에서 다저스는 제5선발을 내보내야 하고 이날 등판이 예상되는 선수로는 현재 트리플A 라스베가스에 있는 좌완 영건 클레이튼 커쇼(20)와 박찬호(34) 두 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올 시즌 다저스의 5선발로는 에스테반 로아이자와 쿠오홍치가 기용돼 왔다. 하지만 올해 3차례 선발등판을 포함, 7경기에 나서 승리 없이 1패, 방어율 8.74를 기록한 로아이자는 이미 5선발로 만족치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오른쪽 어깨근육통으로 7일 경기 후 부상자명단(DL)에 올라 17일 경기에는 나올 수 없다. 쿠오홍치는 선발 3번을 포함, 8차례 등판에서 방어율 2.59로 호투하고 있는데 선발보다는 중간계투로 나섰을 때 훨씬 더 좋은 피칭을 보이고 있어 조 토리 다저스 감독은 그를 불펜에 그냥 남겨둘 생각이다. 그가 3번의 선발 출격에선 단 한 번도 4회를 못 넘긴 반면 구원투수로는 6일 뉴욕 메츠전에서 3⅔이닝동안 퍼펙트피칭을 하며 삼진을 8개나 잡아내는 등 잇단 호투로 선발보다는 구원체질임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저스 구원투수가 삼진 8개를 잡은 것은 지난 2002년 케빈 브라운이 4이닝동안 삼진 9개를 잡은 이후 최고 기록이다.
결국 로아이자와 쿠오홍치를 5선발 후보에서 제외시키면 남은 선수는 박찬호와 함께 다저스가 신주단지 모시듯 애지중지하며 키우고 있는 20세의 폭발적인 영건 좌완투수 커쇼 뿐이다. 올 스프링 트레이닝캠프에서 14이닝을 던지며 삼진 19개를 뽑아내고 방어율 0.64를 기록한 커쇼는 더블A 잭슨빌을 거쳐 현재 트리플A 라스베가스에 있는데 토리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수뇌부와 언론들은 모두 그의 선발로테이션 합류를 시간문제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다저스는 아직까지 빅리그에서 풀시즌을 뛴 경험이 없는 커쇼가 시즌 막판에 배터리가 소진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그의 빅리그 합류를 최대한 늦추길 원하고 있다. 커쇼는 지난해 자신의 첫 프로 풀 시즌에서 122이닝을 던진 것이 한 시즌 가장 많이 던진 경험이기에 그를 초반부터 빅리그에 불러온다면 정작 시즌 막판 고비에서 지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미 다저스는 마이너리그에서 매달 그의 등판이닝수를 25이닝으로 제한하는 소위 ‘커쇼령(Kershaw decree)’까지 내려놓고 있을 정도. 하지만 그를 불러올리라는 여론과 팬들의 압박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다저스가 조만간 그를 불러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문제는 과연 그 시간이 오는 17일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아마 다른 옵션이 없었다면 그렇게 됐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박찬호가 7일 메츠전에서 3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시즌 방어율을 2.45까지 끌어내리며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이날 박찬호는 12-0으로 뒤진 경기에서 사실상 ‘설거지’ 임무인 패전처리로 등판했지만 상황에 개의치 않고 최선을 다하는 피칭으로 책임을 100% 다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6회까지 13안타로 12점을 뽑아내며 뜨겁게 달아오른 메츠 타선을 3이닝동안 삼진 3개를 곁들여 퍼펙트로 틀어막은 것은 ‘5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을 자격이 충분함을 입증한 것. 커쇼는 다저스의 미래일지 몰라도 아직은 빅리그 실전경험이 전무한 햇병아리다. 불러올리더라도 처음에는 불펜에 놓고 점진적으로 빅리그에 적응할 시간을 줄 가능성도 충분하다. 과연 토리감독과 다저스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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