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체류 중인 유학생이나 여행객들의 가족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 피싱 사기’사건이 작년에 이어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최근 들어 전화사기 조직들이 미국 등지에 체류 중인 유학생이나 관광객, 그리고 지상사 직원 등을 납치했다는 전화를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걸어 몸값을 요구하는 유형의 전화사기 사건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이날 국정원에 따르면 작년 8월 A씨는 미국의 한 대학에서 연수중인 아들이 범죄 조직에 납치됐다는 전화에 속아 3백만원을 은행 계좌에 입금했다.

너무도 긴박한 상황에 처하게 되자 사건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여유도 없이 무턱대고 아들을 살려보겠다는 일념하나로 범인들의 요구대로 돈을 마련해 송금한 것이다.

얼마 후에서야 걸려온 전화의 내용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돼지만 이미 손을 떠난 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또 지난 1월에는 K모씨가 어눌한 한국말과 조선족 말투의 낯선 남자로부터 이집트 여행 중인 아들을 감금해 놓고 있으니 일정 금액을 몸값으로 보내라는 내용의 협박전화를 받고 곧바로 국내은행 계좌로 송금했지만 결국 사기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범인들을 혹시나 가족들이 의심할까봐 위장된 목소리로 신음소리를 전화상 틀려주는 대범함까지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피해 대책요령과 관련해 이같은 유형의 협박전화를 받게되면 반드시 납치된 사람을 바꿔달라고 요구한 뒤 직접 통화를 시도해야 한다면서 이밖에 해외에 있는 가족들에게 비상 시 취할 수 있는 연락처를 확보하도록 요구해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소개했다.

<김선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