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식·안광수·노신영·소상영·박상두…. 이 이름들을 기억하는가. 초대에서 5대 LA 총영사들로 이제는 대부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이름들이다.
박영·박상두·박민수·황광한·김기수·박종상…. 타운의 ‘올드타이머’라면 대체로 기억하는 이름들이다. 70년대와 80년대, 그러니까 한국은 군사정권 시절이었고, LA 코리아타운은 무섭게 확장되어 가던 시절의 총영사들이다.
이후는 이른바 문민시대의 총영사들이다. 김항경·박태희·민형기·김명배·성정경·이윤복. 그리고 현재의 최병효 총영사다.
17대에 이르는 이 역대 LA 총영사들은 저마다 업무나 스타일의 강조점이 달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총영사관은 새로 들어서는 정권의 코드에 충실해야 했기 때문이다.
유신시절과 5공화국 시절은 이른바 ‘안기부 영사 전성시절’이었다. 반정부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게 당시 총영사관의 가장 중요한 업무. 당연히 안기부 출신들의 입김이 셀 수밖에.
업무 스타일은 다르지만 초대에서 17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LA 총영사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지녔었다. 직업 외교관 출신이란 점이다.
예외가 있다. 2대 안광수 총영사와 8대 황광한 총영사다. 이 둘은 군 출신들. 5.16과 12.12사태를 배경으로 외교관으로 발탁된 케이스다.
LA 총영사 인사가 파격적으로 이뤄질 모양이다. 미국 변호사로 남가주 출신인 김재수씨가 차기 총영사로 내정됐다는 보도다. 말하자면 현지인을 총영사로 발탁한 것이다.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그 논란의 한 축은 일종의 자격 시비다. “남가주에서 주로 활동해 온 미국 변호사 출신이고 직업 외교관 출신도 아니다. 그런데 그 중요한 LA 총영사로 발탁하다니…” 이런 ‘뜨악한’ 시선으로 이번 인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 연장이 이번 인사는 이명박 측근으로만 채워지는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시비다. 김재수씨는 BBK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한나라당 대책단의 해외팀장을 지냈다. 거기다가 LA 총영사관은 김경준 기획 입국설과 관련해 상당히 불편한 입장에 있다. 해서 나오는 말이다.
LA 한인사회는 그러나 이 파격인사를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현지인을 LA 총영사로 발탁한 것은 미주 한인 기용에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정작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은 ‘김재수씨는 과연 누구인가’다. ‘한국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뛰어온 사람’이란 정도가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보의 전부다. 때문에 반신반의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LA 총영사관 인사는 또 한 차례 예외를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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