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복수를 하면 그 사람 또한 당신에게 복수할 것입니다. 이어 당신이 다시 갚아주려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복수극은 끝없이 계속될 것입니다. 이 복수극이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면 얻는 결과는 고통뿐 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삶의 의미가 없어집니다.”
미워하는 사람과 적에 대한 달라이 라마의 종교관이다. 그의 강론은 미워하는 사람을 보는 시각을 바꿀 것을 강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미움은 삶의 본질인 자비심에 결정적인 장애물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중동사태가 피비린내 나는 비극의 연속인 것도 모두 증오의 노예가 되어 복수가 되풀이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 달라이 라마 자신은 티베트의 적인 중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그의 철학대로라면 그는 중국을 미워하지 말고 오히려 중국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뉴스위크 기자가 물었다. “당신은 중국을 미워하지 않는가. 동족들이 죽어가는 데도 중국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가.” 이에 대해 달라이 라마는 “그렇다. 나는 중국을 미워하지 않는다. 매일 밤 기도를 통해 그들에게 자비를 베푼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들과의 대화다”라고 대답했다.
달라이 라마(72)는 인도의 다람살라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지만 티베트 라마교의 최고 지도자며 티베트인의 정신적인 지주다. 티베트인이 그의 말을 거역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달라이 라마가 망명생활을 하고 있을 때 티베트 내에 무장 게릴라가 조직된 적이 있었다. 달라이 라마가 살생을 반대하자 게릴라 대장이 자살했다. 그 이후 티베트에는 무장 게릴라 조직이 없어졌다.
중국이 티베트를 지배하고 있지만 600만 티베트인들은 인도에 있는 달라이 라마의 말을 따른다. 달라이 라마는 세계 평화를 위한 비폭력주의를 외치고 있다. 폭력은 폭력을 부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티베트의 라싸에서 데모가 일어났을 때도 “만약 티베트인들이 무력을 사용해 중국에 대항한다면 나는 망명정부의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이상한(?) 성명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데모가 일단 중지되었다. 달라이 라마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가 중국 편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오해할 때도 있다.
달라이 라마는 한 번도 티베트의 자주독립을 외친 적이 없다. “티베트의 문화를 말살하지 말라. 티베트인이 티베트인답게 살려고 하는 자유를 억압하지 말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중국이 티베트를 포기할 리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티베트를 다스리려면 티베트인에게 자치를 맡겨야 하고 티베트인과 사이좋게 지낼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힘으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중국에 대한 충고다.
‘달라이’는 바다라는 의미고 ‘라마’는 지혜라는 뜻이다.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한 후 티베트 불교는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으며 뉴욕에만 20개의 사원이 있다. 티베트는 점령당했지만 티베트 불교는 더 번창하기 때문에 티베트는 오히려 세계적인 공간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티베트 생존관이다.
미워하지 말라. 증오는 사태의 악화를 불러올 뿐이다. 미워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당신의 시각을 바꾸어 보라. 그러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티베트 사태의 진전은 달라이 라마의 이같은 호소를 티베트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