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권시장은 미 5위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신용위기로 인한 자금의 유동성을 견디지 못하고 JP 모건 체이스에 주당 2달러의 헐값에 매각되는 충격적인 뉴스로 시작해 초대형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했다. 월가는 아직도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와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대형 금융사들의 실적발표를 접하면서 점차 신뢰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지금 금융시장은 시스템을 비롯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리스크 컨트롤
텔리비전을 시청할 때 선수들이 클럽을 선택하는데 지나칠 정도로 시간을 들이는 장면을 보게 되는데 그만큼 샷의 결과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클럽 선택의 제1 원칙은 리스크 관리인데 클럽이 커지고 클럽페이스의 각도가 낮아질수록 그리고 타겟이 작고 장애물이 많을수록 샷의 위험성은 당연히 높아진다. 진정한 싱글의 반열에 오르려면 적정한 리스크 관리는 필수적이다.
몇 가지를 살펴보면 첫째, 그린 주위 숏게임에서 공이 구르는 시간이 많을수록 샷의 위험성은 낮아진다. 로브보다 피칭이, 피칭보다 치핑이 훨씬 안전하다. 둘째, 샷의 거리가 어중간해 중간클럽에 해당할 때 항상 한 클럽을 더 잡고 여유 있게 스윙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여준다. 셋째, 어프로치 샷을 할 때 위험한 깃대보다 그린의 중앙을 타겟으로 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깃대의 위치가 위험하고 실패했을 때 회복하기 어려울 경우 그린 가운데를 공격하는 방법을 고려하도록 한다.
올인의 허상
지난 1923년 설립된 베어스턴스는 뉴욕에 본사를 두고 채권중심의 자산운용과 투자은행 업무를 담당해온 미국 5위의 투자은행이다. 특히 지난 10여년간 풍부한 시장의 자금과 주택시장의 활황으로 핑크빛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사태로 시작된 신용경색의 직격탄을 맞고 결국 몰락하고 말았다. 과연 무엇이 대공황에도 살아남았던 베어스턴스를 쓰러뜨렸는가? 물론 금융시장의 혼란과 경제침체 등 여러 여건상의 문제를 들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재정과 투자의 기본인 리스크를 너무 방만하게 다룬데 있다. 베어스턴스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투자은행 중 가장 많이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을 사들였고 위험한 헤지펀드에 올인시켰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올인은 투기에나 존재하는 것이지 재정관리와 투자에서는 독약과 같다. 제임스 케인 전회장 등 경영진들은 주주들의 많은 질문에 답변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당연히 주주들은 자신들의 자산이 하룻밤 사이에 거의 증발된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JP 모건은 베어스턴스 1주당 자사주 0.05473주로 매입하게 되는데 발표 당시 주가로 2달러였지만 한 주간 주가가 올라 지금은 2.49달러가 되었다. 최대 주주로 8.35%를 소유한 조지프 루이스, 4.7%의 지분의 브루스 셔먼 그리고 30% 정도를 가지고 있는 종업원들이 이번 매각을 반대하고 주총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루이스는 자신의 총자산 중 20%가 넘는 12억6,00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지난 13일에도 55.13달러에 56만9,000주를 사들였다고 한다. 외환거래의 대가도 하루 앞을 읽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지난 주말 정부의 중재로 이뤄진 JP 모건의 매입이 없었다면 베어스턴스는 이미 파산해 문을 닫았으며 투자자로서 자산배분과 체계적인 분산의 원칙을 어느 정도 잘 지켜왔는지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시장은 원칙을 무시하며 지나치게 역행할 때 반드시 회초리를 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310)89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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