눕혀둬야 맛 안 달아난다
얼마 전 집안을 청소하던 중 그동안 잊고 지냈던 샴페인과 와인, 양주 등이 부엌 수납장 안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 쓴채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차”하는 생각과 함께 4-5년은 족히 지났을 샴페인과 와인을 개봉해 맛을 보니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한 것으로 변해 있었다. 특별한 날 마시겠다며 시간이 흘러가는 줄도 모르고 아껴두었다가 결국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신세가 됐다.
“완전히 밀봉돼 안전할 것”이란 막연한 생각이 불러온 결과였다.
요즘에는 와인이 선물용으로 자리잡으면서 웬만한 가정에는 한 두병씩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그리고 와인을 담고 있는 병 입구를 단단히 가로막고 있는 코르크 마개, 일반 사람들은 이 마개가 와인과 세상을 단절시켜 놓은 것처럼 완벽히 공기유입을 막는 것으로 생각, 시간에 상관없이 항상 원래의 맛과 향을 고스란히 간직해 줄 것으로 믿는다.
물론 와인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화이트 와인은 구입한 뒤 빨리 마시는 것이 좋지만, 레드와인은 종류에 따라 오래 두어도 큰 문제가 없는 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것은 장기보관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도 있다.
문제는 보관방법이다.
아무리 값비싼 것이라도 보관법이 시원치 않다면 오묘한 맛은 온데 간데 없고, 나중에 실망만 남을 수 있다.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
당장 마실 것이 아니라면 적당한 장소를 골라 보관해야 하는데, 반드시 눕혀 병 입구를 막고 있는 코르크 마개가 항상 적당히 젖어 있도록 해야 한다. 장기간 세워둔 채 놓아둔다면 코르크 마개가 건조해 지면서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미세한 균열이 생기게 된다. 이 틈을 통해 공기가 병속의 와인과 접속하면 결국 산화작용이 이뤄져 맛이 변할 수 있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와인 전문점이 아닌 동네 소형 편의점에서 와인을 구입한다면 세워진 채 먼지가 가득 내려앉은 것은 반드시 피하는 것이 좋다. 오래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햇빛을 피하고, 일정한 온도와 적당한 습도, 그리고 진동이 없는 장소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와인셀러를 구입하는 한 것도 한 방법이다.
간혹 와인을 냉장고 안에 보관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는데, 이는 각종 음식에서 발생한 냄새가 와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피해야 한다. 만약 이런 저런 이유로 보관이 어렵다면 필요할 때마다 와인 전문점에서 구입해 마시는 것이 와인의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