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반대파, 미국대사관 방화
세르비아인 30만명 규탄시위
<미 대사관 방화> 코소보 독립 선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에 불을 지르는 등 시위 양상이 갈수록 격렬해 지고 있다. 이날 3천여명의 시위대가 코소보 독립을 지지한 미국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베오그라드 시내 미국 대사관으로 진출, 건물을 불법 점거한 뒤 건물 내부에 불을 질렀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당시 미국 대사관은 문을 닫은 상태로 몇몇 경비대원만이 지키고 있었고 경찰은 건물에 대해 특별한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시위대는 대사관 사무실을 돌며 불을 질렀고 각종 서류와 의자 등 사무실 집기를 창문 밖으로 내던졌으며 창문틀까지 빼내 불 태웠다.
대사관 내부와 정문 쪽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올랐고 소방대가 뒤늦게 출동해 진화작업을 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시위대 중 한 명은 대사관 1층 국기 게양대에 올라가 성조기를 찢은 뒤 그 자리에 세르비아 국기를 대신 다는가 하면 대사관 정문 등 외곽에서는 약 1천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세르비아, 세르비아’를 연호했다.
각목과 쇠 파이프까지 든 이들 강경 시위대의 대부분은 청년들이며 얼굴을 가리기 위해 검은색 스카프를 하고 털모자를 깊게 눌러썼다고 현지의 외신 기자들이 전했다.
특히 미국 대사관과 이웃하고 있는 크로아티아 대사관은 물론 캐나다, 터키, 보스니아 대사관도 역시 같은 시위대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대사관을 점거한 시위대는 10여분 뒤 진압 경찰이 출동, 최루탄을 쏘자 건물을 빠져나와 길거리로 도망쳤고 이 과정에서 약 30명이 부상했다.
<세르비아인 30만 시위> 한편 이날 베오그라드 옛 유고연방 의회 건물 앞에서는 약 30만명이 시민들이 모여 독립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졌다. 세르비아 정부는 지역 주민들의 참가 독려를 위해 각 지방에서 베오그라드로 들어오는 모든 시위 참가자들에게 버스와 기차 등 대중교통을 무료 제공했으며, 공무원과 교사들의 참가를 위해 각급 학교와 관공서도 임시 휴교 및 휴업을 실시했다.
앞서 코소보 독립선언에 반발한 300여명의 세르비아 재향군인들이 세르비아와 코소보를 잇는 메르다레 지역의 검문소를 공격, 코소보 경찰에 돌을 던지고 타이어를 불태우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미국, 긴박한 움직임> 미 국무부는 21일 세르비아 주재 자국 대사관이 시위대에 의해 불타는 사태가 벌어지자 긴박감 속에 사태를 주시하며 세르비아 당국에 외교시설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숀 매코맥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 시간을 늦추며 현지 사태를 점검한 뒤,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현지 상황을 자세히 전하며 미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니컬러스 번스 국무차관은 관저에 머무는 베오그라드 주재 미국 대사로부터 현지 상황을 브리핑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번스 차관은 곧이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아프리카 5개국 순방을 수행하고 워싱턴으로 귀국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사태를 보고했다고 매코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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