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가 평의회 의장을 할 생각도 없고 다시 임명해도 받아들이지 않겠다. 거듭 말하건대 나는 그 자리를 원하지도 않고 받아들이지도 않겠다”
카스트로가 마침내 은퇴 의사를 밝혔다. 집권 49년만에 물러나는 셈이다. 그가 “거듭 말하건대”(I repeat)라는 단어까지 쓰면서 자신의 은퇴를 강조한 이유는 과잉 충성하는 31명의 국가 평의회 위원들이 카스트로의 뜻을 무시하고 “국민의 뜻은 그것이 아니옵니다”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술과 권력은 비슷한 데가 있다. 술은 많이 먹으면 취한다. 권력도 오래 잡으면 취한다. 한 가지 다른 것은 술은 깨지만 권력에 취하면 깨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떤 점에서 독재자들은 권력의 노예다.
포르투갈에 살라자르라는 독재자가 있었다. 그는 1932년부터 1970년까지 38년 동안 권좌에서 물러나지를 않았다. 나중에는 81세가 되어 중풍으로 몸이 마비되었는데도 은퇴하지 않자 의회는 살라자르를 해임하고 카에타노를 새 수상으로 선출했다. 그런데 병상의 살라자르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 살라자르는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수상인 줄 알았다. 그 후 포르투갈에는 혁명이 일어나 살라자르 추종자들이 보복 당했다.
유고슬라비아의 티토도 35년간이나 집권했다. 독재자의 특징은 후계자를 키우지 않고 권력을 분산하는 것이다. 티토도 예외가 아니다. 그가 죽자 유고에서는 세르비아와 무슬림 사이에 내전이 벌어져 대학살이 자행되었으며 마침내 지난주 코소보가 독립하기에 이르렀다.
카스트로는 미국에게 있어 골치가 아니라 눈엣가시다. 카스트로의 반미사상이 남미에 번져 미국은 지금 진땀을 흘리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즈와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은 카스트로와 형님아우 하는 사이고 미국 재산을 국유화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한때 카스트로의 경호책임자였던 에스칼란테의 저서에 따르면 미국 CIA는 카스트로 암살을 638번이나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스트로는 마리타라는 여인을 애인으로 가진 적이 있는데 이 여자가 미국 CIA에 협조하여 카스트로가 사용하는 크림에 독약을 넣었다가 탄로 난 적도 있다. 이 사실을 영화화 한 것이 ‘토파즈’다. “만약 올림픽 경기에 암살 살아남기 종목이 있다면 내가 금메달리스트다”라고 카스트로가 말했을 정 도다.
부시 대통령은 2년 전 카스트로의 반미 선동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하느님이 그를 곧 데려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카스트로는 이에 대해 “하느님은 나의 편이다. 수많은 미국의 암살기도로부터 나를 지켜준 것이 그 증거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올해 81세인 카스트로는 살라자르와 티토의 장기 집권이 어떤 비극을 가져 왔는지를 직접 목격한 독재자다. 그는 이같은 비극을 피하기 위해 중국의 모택동 케이스를 본보기로 삼으려는 것 같다. 그래서 동생이며 혁명동지인 라울 카스트로(77)에게 정권을 물려주는 것이지만 카스트로가 죽지 않는 한 동생은 형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쿠바인의 한 달 봉급은 18달러다. 경제개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쿠바의 정치개혁은 카스트로가 죽은 후라야 가능하다는 것이 쿠바문제 전문가들의 견해다. 부시의 말대로 하느님이 카스트로를 데려간 후라야 진정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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