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료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들이 해외 환자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재미 한인들의 치료 목적 모국방문이 늘고 있다.
국립암센터(원장 유근영)에 따르면 이 센터에서 시행중인 ‘해외동포 암 예방 검진행사’에 모두 44명의 재미동포가 참가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들 재미동포들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암 예방 검진 등에 관한 강의를 듣고 전원 건강 검진을 받았다.
2005년부터 해외 환자 유치사업을 벌여온 인하대 병원에는 연간 300명가량의 미주동포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 한다.
이처럼 치료를 위한 재미동포들의 모국행이 늘고 있는 것은 우선 비교적 저렴한 의료비용을 들 수 있다. 건강보험 가입률이 높지 않은 많은 한인들이 화급한 치료가 아니면 모국 방문 길에 자신의 몸을 챙기는 것이다.
국립 암센터에서 검진을 받은 한 50대 재미동포는 “미국에서는 건강검진 받기도 쉽지 않지만 비용도 터무니없이 비싸 엄두를 못 냈다”며 “모국의 병원에서 싼 가격에 편안한 마음으로 검진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의 의료 수가는 한국과 비교해 큰 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의료보험 가입률이 낮은 치과의 경우는 가격 차이가 5-10배가량 난다.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성형수술의 경우에도 2배가량 차이가 나 상당수가 모국 방문 길에 해결하고 있는 추세다.
훼어팩스의 최모씨는 “주위의 많은 친구, 지인들이 한국에서 치과나 성형수술을 받고 왔다”며 “의료가격이 싸 비행기 삯은 충분히 빠진다”고 말했다.
또 빠른 의료 서비스, 한인들에 익숙한 의료환경과 시스템, 언어 소통의 문제도 주요 사유로 꼽힌다.
여기다 한국 의료기관 및 지자체의 적극적인 해외 환자 유치 노력도 한몫하고 있다. 인하대 병원은 대한항공 홈페이지를 통한 해외동포 건강검진 이벤트와 VIP 플러스센터, 전담 코디네이터, 평생 주치의 제도를 운영하며 해외 환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국립 암센터’도 미주에 홍보단을 파견하는 등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중이다.
지난해 3월에는 27개 병원이 참여한 ‘한국 국제의료서비스 협의회’가 발족돼 해외환자 유치 설명회를 개최하고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대구시는 건강 검진과 관광을 연계한 ‘의료관광산업’을 아예 시 전략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의료관광 전담 부서 설치, 홈페이지 개설 등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모국 치료 방문이 반드시 매력적인 요인만 가진 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의료계에서는 병원과 지역마다 큰 진료 수준의 편차, 검진 이후 사후 치료와 관리의 어려움 등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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