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상가, 강력사건 출동경찰의 굼뜬 태도에 불신감
#1) 달포쯤 전 저녁참, 오클랜드 J업소. 1주일 간격으로 2차례나 무장강도가 들었다. 2번째 사건때의 일. 권총강도를 당한 A사장은 즉각 신고했다. 경찰 출동도 빨랐다. A사장이 문밖으로 나가보니 범인들은 바로 길 건너편에서 어슬렁어슬렁 걷고 있었다. A사장은 들이닥친 경찰관들에게 “바로 저 청년들”이라고 가르쳐줬다. 경찰관들은 그쪽을 흘끔 돌아보더니 웬걸, 쫓아가 잡을 시늉도 않고 뚜벅뚜벅 업소로 들어서는 게 아닌가. 이들이 느긋하게 피해조사를 벌이고 있는 사이에 독 안에 든 범인들은 사라졌다.
#2) 엊그제 28일 오후, 이스트베이 K식당. 주택수리 등 사업을 하는 L사장은 그 식당 H사장과 늦은 점심을 먹고 있고 있을 때 흑인청년 2명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K사장은 지나치는 말투로 한마디 했다. “저 친구들 되게 험하게 생겼네, 혹시…” H사장은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쟤네들이 다 저렇게 생겼지 뭐.”
식사를 마치고 밖에서 담배를 한대 피운 뒤 다시 식당으로 들어가다 그 청년들이 나오는 걸 보고서 K사장은 퍼뜩 생각했다. ‘결국 식사 손님이 아니었단 말이야?!’ 예감은 적중했다. 그 틈에 H사장 등을 위협해 약간의 현금을 턴 것이었다. K사장과 H사장의 경찰에 신고했다. 순식간에 경찰이 출동했다. 차량 여러대가 거의 한꺼번에 왔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경찰관들이 식당으로 접근할 때 범인들은 아직 가까이서 걸어가고 있었다. K사장은 경찰관에게 그들을 가리켰다. 경찰관들은 쫓아가지 않았다. #1) 경찰관들과 마찬가지로 식당 안으로 들어가 H사장 등을 상대로 조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K사장은 울화통이 터져 따졌다. 경찰관은 되레 끼어들지 말라, 귀찮게 굴지 말라는 투로 대꾸했다.
바로 눈 앞 범인은 잡지 않고 엉뚱하게 변죽만 울리는 경찰관들에 K사장 등은 울화통만 터지고 불신감만 커졌다.
#3) 전부터 경찰이 강력사건 수사에 미온적이라는 말도 듣고 실제로 경험도 한 Y사장은 평소 알고 지내는 경찰관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캐물었다. 경찰관은 얼버무렸다. Y사장은 주워들은 소문을 보태 다시 물었다. “오클랜드 경찰국과 (론 델럼스) 시장 사이가 안좋다더니 경찰이 일부러 그러는 것(태업) 아니야?” 경찰관은 답했다. “좋지 않죠.” 시인도 부인도 아닌 이 말에 Y사장의 의심은 굳어졌다.
베이지역에서 20년 이상 살아온 50대 K씨는 “(범인들이) 무기를 들었을지 모르니까 (경찰이) 조심하는 것도 있겠지만, 전에 제리 브라운 시장이 취임했을 때도 초기에 오클랜드경찰국과 사이가 안좋아 경찰이 한동안 일손을 놓다시피 해서 사건사고가 무척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Y사장의 의심이 공연한 것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K씨는 “한인단체들이 좀더 일찍 이런 걸 이슈화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한편 EB상의(회장 김용진)는 3일 오후 오클랜드 삼원회관에서 시공무원들을 초청해 ‘오클랜드지역 한인상가 안전점검에 대한 간담회’를 열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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