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한인 커뮤니티의 최고의 관심사 중 하나가 미국 대통령 선거인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더 많은 유권자들이 등록을 하고, 또 투표에 참여해서 더 많은 한인들이 미국 시민으로 권리를 행사하기 바란다.
미국 선거를 이해하는데 2004년도 대통령 선거시 ‘누가 투표를 했나’를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미국 센서스에 의하면 2004년도에 18세 이상 시민권자 중 대선에 참여할 수 있는 인구수는 1억9천7백만명이었고 그 중 72%인 1억4천2백만명이 선거 등록을 하여 1억2천6 백만명이 대선 투표에 참가하였다. 즉, 18세 이상인 미국 시민권자 중에 64%가 선거에 참여한 것이다.
미 전역의 관심과 또 가십거리는 첫 여성 대통령 후보인 클린턴과 첫 흑인 대통령 후보인 오바마와의 과다 경쟁으로 미주류 미디어가 매일 이 두 사람의 경합을 보도하고 있다.
두 후보가 대표하는 성별과 인종별간의 2004년 대통령 선거 등록과 선거 참여율을 보면 다음과 같다. 2004년 대통령 선거시 18세 이상의 전 미국 시민 중 여성의 74%와 남성의 71%가 선거 등록을 했다. 또한 등록유권자중 65%의 여성과 62%의 남성이 투표를 했다고 한다. 숫자로 따지면 880만명이라는 무척 큰 숫자이다.
클린턴 후보가 여성 카드를 쓸 만도 하다. 클린턴 후보는 딸과 어머니를 캠페인에 동원시켜 가정적인 분위기 조성으로 여성표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뉴햄프셔 예선 직전 ‘클린턴의 눈물’ 이벤트에 대해서 미디어들이 남성이 울었을 때는 감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보도하는 반면, ‘클린턴의 눈물’은 클린턴 후보가 ‘아무리 강한 이미지를 주려고 해봐야 결국은 여자’라는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여 하루종일 TV화면에 보여 주고 또 보여주었다. 이에 반발하여 뉴햄프셔 여성들이 대거 투표해 클린턴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는 분석이 있었다.
첫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오바마는 요즘 갑자기 인종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흑인 커뮤니티의 투표 역량은 미 전국에서 볼 때는 무척 소수에 불과하다. 2004년 대선 때 미유권자의 인종별 통계를 보면 백인 1억4,800만명, 흑인 2,300만명, 히스패닉 1,600만명, 동양인 600만명이었다. 당시 투표참여는 백인이 9,960만명, 흑인이 1,400만명, 히스패닉이 760만명, 동양인이 280만명이었고, 전체 투표 참가자를 인종별로 다시 나누면 백인 79%, 흑인 11%, 히스패닉 6%, 동양인 2%였다.
오바마는 미국의 전통적인 흑인, 즉 조상이 노예로 끌려와 남북전쟁, 민권운동을 겪으면서 피의 대가로 얻어낸 흑인의 위상인 ‘아프리칸 아메리칸’ 인종 부류에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는 신세대 흑인이라 할 수 있다. 흑인 커뮤니티에서는 그래도 그를 위해 투표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위의 통계가 보여주듯이 흑인은 전 국민의 10%밖에 안된다. 오바마 후보가 앞으로 흑인 인종에 자주 연결되면 대다수의 백인과 히스패닉들의 지지의 방향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그래서 흑인 인종카드는 위험하다. 흑인, 라티노, 백인, 동양인들이 다 잘 지내다가도 한인종이 갑자기 인종을 이슈로 내세우는 순간 다민족 연합이 붕괴되는 경우를 주위에서 항상 볼 수 있다.
2008년 대선은 첫 여성 대통령 혹은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새 역사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지 여성이나, 흑인의 카테고리에만 매달려서는 안된다. 좁은 카테고리를 벗어나 우리는 심각하게 대통령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이 필요한 지도자, 또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미국대통령의 자질이 무엇인가? 누가 그런 자질을 더 많이 가지고 지금 혼란한 경제 파동, 부동산 파동, 이민, 교육, 헬스케어 등 국내 이슈들, 세계평화 유지, 테러와의 전쟁, 환경 문제 등 국내외적으로 심각하고 골머리 아픈 이슈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지 고려해서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케이 송
USC부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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