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가 도대체 어떻게 승리를 거두었을까. 뉴햄프셔 예선이 끝난 지 벌써 한 주가 지났다. 그런데도 줄곧 제기되고 있는 질문이다.
여론조사로는 13% 이상 오바마가 앞서 있었다. 정밀하기로 정평이 있는 미국의 여론조사다. 때문에 힐러리 진영도 투표 당일까지도 패배를 각오했었다고 한다.
개표 결과는 예상을 깼다. 힐러리가 3% 정도 차이로 이겼다.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를 감안해도 최소 13%가 훨씬 넘는 힐러리 지지 유권자는 여론조사에 반영이 안 됐던 것이다. 3%가 아니다. 13% 이상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한국 유권자들의 조언을 받아들여서다. 한국은 5년 전 변화를 외치는 젊은 후보를 선택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말씀이 아니다. 그 조언에 힐러리에게 막판 표가 몰렸다는 것이다.
노무현 학습 효과가 미국서도 통했다는 것이다. 물론 우스갯소리다. 조크지만 그러나 반쯤의 진실이 담겨 있는지 모른다.
힐러리를 동정하는 여성표가 몰려서다. 예상외의 결과를 가져온 뉴햄프셔 민주당 예선에 대한 공식적인 분석이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보다는 ‘비토그룹’이 액션에 들어간 결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또 다른 분석이다.
여론조사는 정확했다. 오바마 득표율을 보면 그렇다. 주목할 점은 힐러리 득표율이 여론조사 예상치보다 훨씬 높았다는 사실이다. 이 점을 파고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론조사로는 ‘미결정’으로 분류됐다. 그 미결정 유권자들 중 상당수가 힐러리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힐러리를 동정하는 표도 있었다. 그러나 ‘오바마는 안 된다’는 거부감에서 뒤늦게 힐러리에게 표가 몰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백인과 흑인 후보가 맞붙은 주요 선거에서 이런 현상은 자주 목격된다. 1982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전이 그 대표적 케이스로, 이후 나온 말이 ‘브래들리 효과’다.
당시 민주당의 브래들리 후보는 공화당의 듀크메이지안을 두 자리 숫자 이상으로 여유 있게 앞섰다. 사상 최초의 흑인 주지사는 따 놓은 당상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개표 결과는 듀크메이지안의 승리였다. 비토그룹이 승패를 가른 것이다.
피부색은 대통령 선거에서 아무 문제가 안 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백인 유권자의 56%이상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흑인 유권자들은 그러나 그렇게 낙관적이지 못하다. 47%가 그렇게 보고 있다.
말하자면 과반수가 훨씬 넘는 흑인 유권자들은 흑인 대통령 탄생에 회의적인 것이다. 왜 그들은 그토록 비관적인가. 보이지 않는 ‘비토그룹’ 존재가 혹시 그 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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