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섭정땐 논란 예고… 동생도 물망올라
美도 ‘대안’ 부심… 총선 3~4개월 늦춰질 듯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장례식이 치러진 직후 부토의 가문, 파키스탄인민당(PPP)은 물론 미국도 ‘제2의 부토’ 물색에 나섰다.
우선 파키스탄인민당(PPP)은 30일 부토의 고향인 남부 신드주 라르카나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부토의 유언장을 공개, 정치적 후계자를 지명하고, 내달 8일로 예정된 총선 참여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다. 여당인 파키스탄무슬림연맹(PML-Q)의 타릭 아짐 대변인은 PPP는 애도 분위기이고 다른 야당들은 총선을 보이콧해 총선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정부가 총선을 3~4개월 가량 연기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부토가 유언장에서 자신의 아들인 빌라왈을 후계자로 선언했으나, 그는 올해 옥스퍼드대에 갓 입학한 19세의 어린 나이에 불과하다. 따라서 부토의 남편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가 당분간 섭정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르다리는 매우 부패한 인물로 그가 빌라왈을 대신해 PPP를 섭정하는 데 대해 논란이 예상된다고 뉴스위크는 덧붙였다.
현지 일간 <더 뉴스>는 빌라왈과 함께 부토의 여동생인 사남 부토(50)도 유력한 총재 후보로 거론했다. 그러나 사남은 1979년 아버지 사망 이후 파키스탄을 떠나 런던에서 살아왔으며 정치경력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급해진 미국이지만 부토의 어린 아들은 물론 부패한 남편 역시 성에 차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부토 가문 이외의 비중 있는 인물을 대안으로 찾아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후보로 거론되는 변호사 출신 PPP 의원인 아이트자즈 아산은 올해 초 이프티카르 초드리 대법원장이 축출된 이후 변호사들을 규합, 반정부 투쟁을 벌이면서 새로운 민주화 세력을 형성했다. 그러나 아산은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부토 전 총리의 권력 분점 협상을 정면 비판해 왔기 때문에 무샤라프 정부를 존속시키려는 미국의 입장에 썩 들어 맞는 선택은 아니다.
부토의 라이벌이던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는 부토 사후 범야권에서 유일무이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슬람 교리에 충실한 보수파로 과거 아프간의 탈레반을 지지한 적도 있어 미국이 그를 ‘부토의 대안’으로 밀기는 쉽지 않다.
미국 입장에서는 핵무기를 안전하게 통제하고, 국경지대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계속할 지도자가 최선이다. 따라서 군을 장악하고있는 무샤라프 정부를 인정한 채 ‘민주화의 외피’를 입혀 줄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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