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도 같은 모습일 것 거듭 강조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5년 뒤에도 이명박은 별로 안 바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 이후 공식.비공식 석상에서 거의 빠짐없이 하는 말이다. 5년동안 나라를 확 바꿔 놓겠다고 공언한 것과는 정반대로 자신은 변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지난 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선진국민연대’ 당선 축하연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 시간 이전의 이명박이나 향후 5년간 이명박은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5년은 짧다. 한결같은 생각을 갖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재계 총수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대통령을 평생할 것도 아니고 5년만 할 거니까 변할 게 없다. 지금이나 향후 5년이나 그 이후나 같으니 편하게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실제 이 당선자는 대선 이후에도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측근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의전이나 경호상의 문제로 외부적 환경은 많이 바뀌었으나 `인간 이명박’은 서울시장이나 대통령 후보 시절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
우선 그는 당선 열흘이 지나도록 청와대에서 제공한 벤츠 승용차를 타지 않은 채 선거기간 이용했던 승합차를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 벤츠를 타면 마음도 불편하고 국민에게 위화감이 생긴다는 이유라고 한다.
통의동에 차려진 당선자 비서실 멤버들도 서울시청과 여의도 한나라당사에 있던 측근들이 사실상 그대로 옮겨왔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10년 넘게 보좌했던 김희중 비서관이 일정을 챙기고 있고 임재현 수행비서도 여전히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김윤경, 이진영, 최유진씨 등 비서실 `여걸 3인방’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선기간 `선거운동원’ 역할을 했던 부인 김윤옥 여사를 비롯해 세딸 내외와 외아들 등 가족들도 대선후 조용히 본업으로 돌아갔다.
특히 김 여사는 선거 이후 한번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예전처럼 복지시설에서 자원봉사를 하거나 주변정리를 하면서 `퍼스트레이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선자가 이처럼 취임전부터 5년뒤의 모습에 신경을 쓰는 것은 다분히 역대 대통령들의 `불행한 말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집권에 대한 욕심, 권력형 비리 등으로 정권말이면 어김없이 `레임덕’에 빠졌던 전임자들의 전철을 밟지 않고 취임식보다 퇴임식에서 더 많은 박수를 받았던 서울시장 때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겠다는 `자기암시’인 셈이다.
핵심 측근은 당선 이후 달라진 위상과는 달리 가족들의 생활이나 이 당선자의 옷차림, 가방 등 개인적인 면모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면서 거처도 취임전까지는 가회동 자택에 머물겠다고 고집했으나 경호팀의 설득 끝에 마지못해 옮기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측근은 재산을 사회에 헌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임기중 사심을 버리고 일에만 열중하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human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