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남씨 부부 미 상공회의소 영상 홍보물 출연
‘5,400만 달러 바지소송’의 주인공인 정진남씨 부부가 소송 남발 방지를 위한 홍보맨으로 나섰다.
정씨와 부인 수연씨는 미 상공회의소가 무분별한 소송의 부당성을 고발하기 위해 자체 웹사이트에 제작한 영상 코너에 출연했다. 정씨 부부는 바지 소송 재판 당시 상공회의소가 6만4천 달러의 경비를 기부한 인연으로 무료 출연하게 됐다.
자신의 세탁소를 배경으로 한 2분53초짜리 영상물에는 이 부부가 1992년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도미한 후 소송 남용으로 인해 악몽을 겪은 경험을 눈물로 증언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2005년 커스텀 세탁소를 운영하던 정씨 부부는 고객이던 로이 피어슨(워싱턴 D.C. 행정 판사)으로부터 `만족보장’이란 가게의 홍보문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점, 분실된 바지의 변상과 불편함, 정신적 고통 등에 대한 피해보상, 변호사 비용 등의 명목으로 6천700만 달러를 요구받았다가 나중에 5천400만 달러로 낮춰졌다.
정씨는 “처음 피어슨 판사로부터 6천700만 달러의 말을 들었을 때는 ‘말도 안돼(Nonsense)’라고 생각했다”며 바지소송이 그들의 삶과 비즈니스에 어떤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를 설명했다.
정씨는 “아이들에 더 나은 삶과 교육을 위해 열심히 일한 결과 제2, 3의 세탁소를 운영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2년에 걸친 소송으로 모든 게 끝이 났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피어슨으로부터의 소송의 여파로 이 부부는 세 개의 세탁소중 2개의 문을 닫았다. 현재는 D.C. 노스웨스트에 위치한 픽업 스토어 ‘Happy Cleaners’만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1심 재판에서 패한 피어슨 판사는 세상의 질타와 함께 직장에서도 재임용을 거부당하는 등 망신살이 뻗쳤다.
정씨는 “이번 소송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소모적 싸움이었다”며 “이번 사건이 한 알의 씨앗이 돼 미국에서 (무분별한 소송 관행이) 고쳐졌으면 한다”고 끝을 맺었다.
한편 이번 출연에 대해 정진남씨는 “한 달 전 담당 변호사였던 매닝 씨의 부탁으로 출연하게 됐다”며 “바빠서 내용은 아직 못 봤다”고 말했다.
정씨 부부의 동영상은 미 상공회의소 www.uschamber.com의 ‘lawsuit abuse’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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